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네가 주를 사랑하나(홍림)

송광택 | 2013.04.05 23:33
 

네가 주를 사랑하나

김병숙 지음, 홍림출판사

 


한국 합창사의 뿌리 이동훈 이야기

 

한국교회 음악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이동훈(1922~1974).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테너이자 작곡가였다. 그는 <가슴마다 파도친다>, <어둔 밤 마음에 잠겨>,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 불 때> 등의 찬송가 작곡가이다.

 

한 음악전문지는 이동훈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적이 있다.“우리 교회음악사에 신화와 같은 음악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아마 한국의 음악이 존재하고 있는 한 영원히 남아서 어떻게든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선생이 그분이다.”(<기독음악저널> 1997. 5.)

이동훈의 아내 김병숙 권사가 남편을 추억하여 쓴 <네가 주를 사랑하나>은 저자의 유고작이 됐다.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페이지마다 스며있는 이 책에서 김 권사는 일제 강점기와 전쟁과 가난 속에서 바이올린 연주자,지휘자,작곡자로 활동했던 남편의 일생을 통해 한국교회음악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있다.

이동훈은 여섯 살 되던 해에 옆집에 사는 사람이 바이올린을 켜는 것을 보게 됐다. 악기 연주를 본 후 그는 한 손으로 코를 잡고 또 한 손으로는 활을 긋는 시늉을 냈다. 어린 아들의 바이올린 켜는 시늉을 본 아버지는 아들에게 장남감 바이올린을 사다 주었다. 그는 그 모조 바이올린을 가지고 놀았다.

후에 중학교 입학 선물로 진짜 바이올린을 받은 그는 독학으로 연습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제국 음악학교 본과 기악부를 졸업했다. 해방 전후의 힘든 세월을 거치면서도 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열정과 조국교회를 향한 사랑으로 온갖 고난을 헤쳐 나갔다.

2남 2녀 중 장남 수철은 주안장로교회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차남 수영은 장신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현재 새문안교회의 담임으로 시무하고 있다. 서문에서 차남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는 "아버지는 돈 안 생기는 교회음악만 하셨으니 연주회를 한 번 할 때마다 우리는 매번 조금 더 싼 집으로, 점점 더 변두리로 이사를 가야 했다"고 털어놓으며 "하나님 사랑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를 끝까지 버티게 해준 힘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독자는 장난감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꿈을 키웠던 소년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십대 시절의 이동훈을 지나, 복음을 위해 전쟁 가운데도 찬양의 열정을 잃지 않았던 음악가를 만날 것이다. 아내의 집안일을 줄이려고 장독대를 없애고 대신 악보를 안겨주었던 남편 이동훈과, 과자와 인형을 직접 만들어 주었던 아버지 이동훈을 만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동훈의 삶을 관통한 “복음은 고난을 초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찬양하게 한다”는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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