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서평] 뒤엉키고 복잡한 영성의 미학!

이종수 | 2003.08.27 16:19
뒤엉킨 영성
마이클 야코넬리 | 씨뿌리는 사람

일종의 뒤엉킨, 예측할 수 없고, 독특하고, 때로는 그저 평범해 보이기 만한 신자들을 볼 때, 우리는 그들의 영성에 대해 무엇이라 평할까? 혹시 패배자 혹은 실패자로 낙인찍지는 않을까? 그들을 가리켜 엉망진창이 된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는 않을까?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야코넬리는 문제를 안고 있는 그리스도인, 자신의 모순과 의심과 때로는 탐닉과 실패 때문에 좌절하고 있는 그리스도인, 그리고 후회할 일을 하고 후회하는 그저 그런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변호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참으로 엉뚱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잘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불안정한’, ‘헝클어진’, ‘거절이라는 추악한 얼굴’,‘나는 영적 성장을 믿지 않는다’, ‘엉뚱한 제자의 엉뚱한 원리’ 등등. 참으로 이 책은 영적 성장을 위한 전혀 엉뚱한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듣던 바가 아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가치 체계가 뒤엉킬 수가 있다.

그러나 어쩌면 당신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푹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한 뒤엉킨 영성을 가진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대하면서, 어쩌면 남몰래 눈물을 훔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의 실패와 아픔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숨겨진 나의 아픈 추억과 상처들을 드러내주기 때문에, 함께 공감하는 지점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에야 말로 뒤엉킨 영성을 가진 자들과 함께 하셨던 동정하는 마음으로 충만하신 예수님과 대면하는 때일지도 모른다! 그때에야 말로 동정하는 눈빛으로 가득한 예수님의 눈과 마주치는 때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를 계속해서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셨던 예수님을! 그리곤 내 안에 숨겨진 뒤엉킨 영성이 풀어지고, 이에 해방되는 놀라운 경이를 경험하게 된다.

이 책에는 참으로 카타르시스가 있다. 교회 안에 낮은 자들과 함께 할 때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직시할 수 있는 정직함에서 오는 후련함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인간미가 있다. 이전에는 냉대했던 그들이 이제는 미움이 대상이 아니라, 아픔을 쓰다듬어 주고, 서로 안아주어야 할 사랑의 대상이 된다. 이 어떠한 경이인지! 서로를 용납하고 서로를 인자하게 대해주는, 진정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자유함 속에서 진정한 영성이 싹트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우리를 참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거두는 작은 승리로 이끌어 준다. 그리고 위대한 일의 힘은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따라서 참으로 영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영성을 보여주는 열매를 맺는 작은 일을 한다. 영적인 삶은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열매를 맺는 삶인 것이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참된 영성은 하나님의 작은 일, 사소한 행동,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향한 작은 반응 등으로 이루어진다는 진실을 우리 가슴에 담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결국 뒤엉키고 복잡한 삶의 현장이 영적인 삶을 위한 하나님의 작업장이라는 진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곳곳에는 저자의 다음과 같은 외침이 메아리쳐 울리고 있다.
“우리의 뒤엉킨 삶은 하나님의 기회다. 하나님은 우리의 뒤엉킨 삶을 멀리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시는 곳이며,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곳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곳이다.”

뒤엉킨 영성의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이러한 진실을 대면할 준비가 되었는가? 자 이제 진실을 향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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