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서상진계명대학교 대학원(철학)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고, 대구에 있는 북일교회와 나눔과섬김의교회에서 10여년 간 10대 사역과 청년사역을 했다.
    현재는 미래로교회를 6년 전에 개척해서 목회의 가장 큰 사명인 '사랑하라 제자삼으라'는 말씀을 붙들고 가장 성경적인 교회를 실현하기 위해 꿈을 꾸고 있다.

교회 교회 교회에 대한 생각 뿐입니다.

서상진 | 2021.01.23 11:54
교회를 개척하고 시작한다고 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신학을 처음 시작하고, 막연하게 교회에서 부서를 맡아 사역을 하고,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빨리 담임목사로 부임을 해서 멋진 교회 건물을 건축하고, 교회 안에 출판사도 만들고, 설교집도 출간을 해서 멋진 목회를 한번 해보겠다고 하는 꿈을 꾸었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고, 또 눈에 보이는 많은 교회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꿈꾸었던 목회를 하는 목사님을 동경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내 머리 속에 오랜 시간동안 고착화 되어갔다. 담임목회를 시작해서 몇 년만 열심을 내어 목회를 하면 사람들은 많이 모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제일 먼저 에배당을 건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개척을 시작해보니, 사람을 모으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교역자 때 부서를 담당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을 모아본 경험이 있었기에 개척도 그렇게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생각대로 개척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람도 없었고, 같이 동역할 수 있는 분들도 없었고, 돈도 없었고, 오직 있는 것은 공간 밖에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고 꾸미고 실행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금방 지치게 되었고, 내가 예전에 가졌던 그런 생각들이 너무나 어리고, 철이 없고, 짧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많은 개척교회들이 코로나의 영향으로 모이지를 못하고, 결국에는 목사님들이 저녁에 대리 운전을 하고, 택배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는 소문을 많이 듣게 되었다. 개척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공간이다. 어떤 인테리어를 하고,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부터 시작해서는 이제는 답이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없는 데, 공간의 활용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카페식으로 따뜻하고, 예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놓으면 사람이 올 것이라고 하는 막연한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론에 대한 바른 정립은 오늘날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교회가 과연 무엇이고, 에수님은 그 교회가 무엇이기에 자신의 피로 값주고 사셨다고 말씀을 하셨을까?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교회는 사람이다. 교회가 사람이라고 한다면, 굳이 개척을 시작하면서 공간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목회자 가족끼리 시작하는 개척에 매달 수십만원씩 나가는 월세와 관리비를 투자하면서 공간이라고 하는 것을 먼저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예전에는 예배당을 건축할 때, 몇년 전부터 교회의 비전을 예배당 건축이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많은 예산과 힘을 건축에 다 쏟아 부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예배당을 건축하지 못했다고 해서, 사람을 많이 모으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를 책망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이 책망하신 경우는 오직 믿음이다. 적은 믿음을 가졌기에, 예수님이 기대하는 믿음이 없었기에 제자들을 책망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 속에서는 예배당 평수로, 그 안에 모이는 사람의 숫자로 목회를 판단하고, 비교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한 사람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들고, 그와 더불어 함께 교회라고 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이루어가는 것보다 더 큰 감동과 감격이 어디에 있을까? 코로나 시대에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교회가 새롭게 출발해야 할때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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