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군주론(마키아벨리 지음)

송광택 | 2016.12.24 20:22
 

군주론, 마키아벨리 지음, 돋을새김

 


세속적 국가의 미래를 예견한 문제작

 


이 책의 저자는 16세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다. <군주론>은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적 저작으로 근대정치사상사상에 획기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다.

1512년 메디치가의 복귀로 피렌체 공화국에 정변이 일어나자, 저자는 추방되어 피렌체 교외의 한 산장에 은거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은퇴 생활의 소산이다. 본서는 1513년 7월경에 집필되기 시작하여 그해 12월까지는 이미 대체로 완성되었다.

그는 정치적 부패가 극한에 달하고 있던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것을 전제로 해서 문제를 제기했고, 새로운 국가의 건설에 의한 이탈리아의 갱신을 생각한 것이다. 또한 그는 정치적 상황의 원인을 군주들의 죄로 돌리고,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새로운 군주에게 기대하였다. 이 책의 주된 초점은 이러한 군주에 대한 호소에 있다. 본서는 전편 26장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군주국, 특히 신흥 군주국의 통치 방법(1-11장)을 다룬다. 이어서 군주와 군(軍) 문제(12-14장), 군주가 쫓아야 할 행위의 준칙(15-25장), 그리고 군주에의 호소(26장)를 다룬다.

본서에서 저자가 전통적인 학술적 논문의 형식을 빌려 그의 사상을 전개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며 저자는 이탈리아 산문의 거장답게 아름다운 스타일로 각장마다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의 전개 방식에는 일종의 리드미컬한 운동이 보인다. 즉 저자의 발상법에는 새로운 사상을 중심으로 하여, 전통적인 사상-새로운 사상-전통적인 사상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18장에서 저자는 군주가 ‘반인반수’가 될 수 있어서, 인간과 짐승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군주는 ‘여우와 사자’의 두 가지 역할을 행해야 한다. 따라서 군주는 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이 유익하며 불리한가를 추호의 도덕적 고려도 하지 않고 오직 전혀 정치의 합리성에서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본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정치적 기술을 다른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인 약점을 들추어 폭로하면서, 새로운 정치의 기술을 논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 소위 마키아벨리즘의 본질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군주에게 호소하려 할 당시, 이탈리아의 현상은 그의 기대를 배반할 뿐이었으므로 그는 논리의 세계에서 별안간 상상력의 세계로 뛰어들어야 했다. 저자는 마지막 장(26장)에서, 종교적 정열을 쏟으며 이탈리아를 구제할 새로운 군주의 출현을 대망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는 본서의 전편을 통해 서술해 온 그의 사상과의 모순에 대하여는 침묵하면서 오직 애국의 열정을 기울여 군주를 향한 호소로 본서를 끝맺고 있다.

근대정치사의 고전적 저작 중에서 본서만큼 논란을 불러일으킨 책은 없다. 본서에 나타난 저자의 사상뿐만 아니라 그가 집필하게 된 동기를 둘러싸고 숱한 해석이 행해졌다. 저자는 ‘악마’라고 매도되기도 하고, 혹은 ‘애국자’라고 칭송을 받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대체로 저자의 마키아벨리즘이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에서 생긴 ‘필요악’으로서 이해되고 있다. 즉, 그것은 일종의 ‘독물요법’과 같은 것이었다고 보고 있다.

저자의 마키아벨리즘은 본질적으로 이탈리아적인 것이라고는 해도, 중세적 질서의 해체 속에서 일어나고 있던 새로운 ‘세속적’ 국가의 생활법칙은 그 극한 상태에서 예견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의미에서 본서는 오늘날에도 무한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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