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침묵의 반역자(디트리히 본회퍼의 생애)

송광택 | 2003.10.05 23:22
침묵의 반역자(디트리히 본회퍼의 생애)
저자  레나테 빈트
역자  강우식
출판사  바오로딸

  베를린에 있는 테겔 형무소 92호 감방에는 특별한 죄수가 있었다. 디트리히 본회퍼, 나이는 37세, 신학 교수이며 강의 정지 처분을 받은 목사로서, 독일제국에 대한 음모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는 감방에서 "침착하고, 밝고, 굳세게, 집주인처럼" 의연하게 지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죄수들과 마찬가지로 '미칠 것만 같은' 감정에 휘말려, 불안감과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자기 자신과 싸워야 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반나치 저항운동에 가담하여 히틀러의 독재정권과 싸우다가 1943년 4월 5일 게슈타포(비밀국가경찰)에 의해서 체포되었다. 그는 1945년 4월 9일, 그는 게슈타포 장관의 직접 명령으로 39세를 일기로 교수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는 1906년 2월 4일 독일 브레슬라우에서 태어났다. 그는 독일제국의 엘리트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 칼 본회퍼는 권위 있는 정신병리학자로서 다년간 베를린 대학의 교수를 지냈으며 학계에서 신망이 높은 학자였다.  그의 어머니 역시 신앙으로 유서 깊은 훌륭한 가계 출신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황제를 모시는 궁정 목사였으며 조부는 19세기 최대의 교회사가로 이름난 아우구스트 폰 하제였다.

  "본회퍼 가족은 정원이 딸린 넓은 집에서 생활했다. 현관 복도 벽에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족보가 걸려있었다. 디트리히의 조상들은 덕망 있는 시민이었다. 칼 본회퍼의 가족은 자신들이 중산층이라는 데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8쪽)

  본회퍼는 신앙과 학문과 예술의 명문 출신이었거니와 본회퍼 역시 뛰어난 학문적 능력을 타고났으며 문재와 예술적 재능을 겸비하고 있었다.  그는 우수한 신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문장은 아름다웠으며 시를 썼고 음악을 사랑했다.
  "형제 중에서 디트리히가 어머니를 가장 많이 닮았다. 음악적이고, 감상적이고, 다른 사람드르이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디트리히는 확실히 여성적인 면을 보였는데, 외모만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13쪽)  
  그러나 디트리히는 아버지나 형들처럼 '진짜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  후에 디트리히는 자신이 아버지의 영향으로 얼마나 결정적으로 변하게 되었는가를 자주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나 어머니 중 어느 한쪽에 얽매이지는 않았다. 집에는 방이 많았고, 손님들을 언제나 환영했다. 디트리히는 다양한 만남을 통해 다양하게 영향받을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랐던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지적이고 호기심 많은  어린이라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후에, 그는 가정이 삶의 음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었다고 말하곤 했다. 그에게는 의,식,주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15쪽)  장난감과 책들은 충분했으며, 친구들과 놀 공간도 있었고, 자신만의 독방이 있었다. "그는 공부도 잘했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운동도 잘하는 소년이었다."(16쪽)
  열일곱 살 때 그는 튀빙겐 대학에 입학했으며 그 다음 해 베를린 대학 신학부에 전학했다. "디트리히는 학창 시절을 거의 신학 공부만 하면서 보냈다."(39쪽) 문화활동과 운동도 약간했으며 "여동생들이 충고하는 대로 많이 앉아만 있으면 비만해지므로 날씬해지기 위해서" 동료 학우들과 며칠간 하이킹도 다녔다. 교수들은 한결같이 그 젊은 신학도의 학문적 재능을 높이 평가했으며, 특히 신학자 하르낙은 그를 '천재적 신학 청년'이라고 절찬했다. 그가 21세에 베를린 대학 신학부 졸업 논문으로 제출한 <성도의 교제>는 대단히 우수한 논문이어서 신학자 칼 바르트도 '하나의 신학적 기적'이라고 예찬한 것이다.
  1930년 7월 31일, 디트리히는 베를린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24세의 나이로 그는 이제 가장 젊은 신학 강사가된 것이다. 그는 25세가 되지 않아 안수를 받을 수 없었다. 그는 같은 해에 도미하여 뉴욕에 있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1년간 연구했다.  여기서 유명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 교수를 알게 되었다. 그 다음해 1931년 8월에 독일로 돌아와서 베를린 대학 신학부 강사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당시의 저술로는 <창조와 타락>, <그리스도론>이 있다.  이 시기는 그가 순수하게 신학 연구에 종사한 시절로서 그의 생애의 제1기에 해당한다.
  1933년 1월 30일에는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했다. 본회퍼는 그의 저서 <윤리학>에서 히틀러의 위선과 허위를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했다: "악한 행위보다 더욱 악한 것은 악한 존재이다. 다시 말하면 거짓말장이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더욱 악하다."
  '긴급 목사동맹'이 모태가 되어 태어난 독일 "고백교회"는 히틀러의 권력과 정면으로 대결하였다. 고백교회는 목사의 감봉, 체포, 감금, 파면, 교회당의 몰수, 투옥 등의 탄압과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켰고 교회를 지켰다.

  본회퍼는 히틀러가 집권하던 때부터 고백교회에 속한 목사로서 히틀러와의 투쟁에 들어갔으며 이때부터 그이 생애의 제2기에 해당하는 교회투쟁의 시대가 시작된다. 베를린 대학 휴직 후 영국에 가서 2년간 머물던 본회퍼는 1935년 4월 독일로 돌아와서 <형제들의 집>이라고 불리우는 고백교회 목사보연수소 소장으로 일하였다.  그는 여기서 젊은 신학도들과 침식을 같이 하면서 긴박한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된 의의와 가치를 탐구했다. 또한 함께 생활하고 사귀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교회에 연결되는 의미를 찾았다. 학생들은 강의를 들었고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고 찬송했으며 서로 죄를 고백하고 용서했다. 이러한 생활에서 본회퍼의 인격적 감화가 컸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서의 공동생활의 노작으로 1937년에 <나를 따르라>(Nachfolge)가 나왔다. 이것은 그의 생존시에 나온 것으로는 가장 큰 저서로서 출판 당시부터 독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으며, 힘있고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된 본회퍼의 대표적 저작이다.

  그의 <옥중서간>(대한기독교서회)은, 그가 1943년 4월에 체포된 때부터 1945년 4월 9일 처형되기 까지 약 2년간 각처의 강제수용소를 전전하면서 옥중생활을 하는 동안에 옥중에서 가족과 친구 베트게에게 쓴 편지를 전후(戰後) 베트게가 편집해서 출판한 것이다.

  본서는 본회퍼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의 사적인 삶과 공적인 생애를 조화롭게 보여주고 있다.  한 시대를 행동하는 지식인과 신학인으로 살다간 '인간 본회퍼'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좋은 책이다. 본서의 저자는 바인하임의 디트리히 본회퍼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여러 해 동안 '그리스도교 평화회의' 회원이었다. 1994년 5월에 초판(번역)이 나왔다. 본서에는 가족과 관련된 사진들이 있는데, 한데 모여 독서를 즐기고 있는 가족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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