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바울의 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 목사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대표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E-mail songrex@hanmail.net

상생으로 가는 협상전략

송광택 | 2020.09.08 20:21


협력의 역설_ 세상을 바꾸는 분열의 힘

애덤 카헤인 지음, 메디치미디어, 2020.

 

                                 상생으로 가는 협상전략

 

협상(negotiation)에는 상대방이 있다. 협상의 장은 당사자 간의 이해가 상반되거나 경쟁적이며 심지어는 적대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거대한 협상테이블이다. 생각도 다르고 호감도, 신뢰도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저자 애덤 카헤인은 협력의 역설에서 적과의 협력’(Collaborating with the Enemy)이라는 불편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협상에 관한 수많은 책이 이미 넘쳐나고 있는데, 협력의 역설은 어떤 차별성을 가진 책인가? 한 아마존(Amazon) 독자의 평가처럼, “이 책에는 보석이 깔려 있다.”

 

첫째, 이론과 경험으로부터 배운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3의 협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25년 동안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한 팀을 이루어 일자리, 교육, 건강, 식품, 에너지, 기후, 정의, 보안, 평화 같은 이 시대 최고의 난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었다. 상황을 진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은 동료와 친구뿐만 아니라 적과도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30)

 

저자에 따르면, “, 직장, 비즈니스, 정치, 공동체, 국내 및 국제적 사안에는 똑같은 기본 난제가 자리한다. 중요한 과제를 완수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대상에는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호감도 신뢰도 없는 사람이 포함된다. 심각한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저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같이 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동시에 일어난다. 협력이 필수적인데 불가능해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32)

 

협력의 최대 난제는 상대방의 가치와 행동이 나와 달라서 틀리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관점이다. “내가 옳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협하거나 저버리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 같이 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도무지 성공할 것 같지 않다.”(45) 협력의 어려움은 정답이 하나밖에 없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정답을 안다고 확신하면 타인의 답을 고려할 여지가 줄어들어 함께 일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할 때는 하나의 진실이나 정답, 해결책을 합의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터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76-77)

 

둘째, 저자는 신선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그가 스트레치 협력’(stretch collaboration)이라고 부르는 협상 방식이다. ‘스트레치 협력은 화합과 순응에 대한 비현실적인 환상을 버리고 불협화음, 시행착오, 공동 창조로 이루어진 골치 아픈 현실을 받아들인다. 스트레치 협력은 생각도 다르고 호감도 신뢰도 없는 사람들과 복잡한 상황에서 함께 일하도록 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스트레치 협력은 일하는 방식에서 세 가지 기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첫째,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공동 목표와 팀의 화합에만 집중하는 편협한 시야가 아니라 팀 안팎의 갈등과 연결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상황을 진전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문제와 해결책, 계획에 대해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말고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실험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셋째, 상황에 참여하는 방식, 즉 수행하는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타인의 방식을 바꾸려 하지 말고 적극적인 행동에 돌입해 자신을 바꾸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33-34)

 

물론 스트레치 협력은 어렵다. 갈등과 복잡함을 피하지 말고 오히려 그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의 관점과 관심사가 다른, 복잡하고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갈등과 연결을 받아들여야 한다.”(95) 다양한 관점과 가능성을 시도하고 실험해 한 번에 하나씩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스트레치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스트레치 협력에서는 하나의 전체 이익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서로 겹쳐진 여러 전체의 이익과 다양함 그리고 불가피한 갈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만약 자기주장만 하고 상대방의 저항을 밀치고 나간다면 자신의 목표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결과가 된다. 결국 상대를 패배시키거나 탄압하는 것이다.”(114)

 

저자에 의하면 스트레치 협력에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행동하고 행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견이 일치하고 서로 호감과 신뢰가 있어야 성공적인 협력은 아니다. 그것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 성공은 오도 가도 못하며 서성이는 것이 아니라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트레치 협력은 불확실함과 논쟁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130-131)

 

셋째. 저자는 내가 먼저 바뀌어야 상황도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협력을 위해서는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 역시 문제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저자는 우리가 확실성이 아니라 가능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열린 태도로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개방적 경청(open listening)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실험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 꼭 필요하다.(137-138)

 

저자가 경험한 창조적 경청으로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1998-2000년의 비전과테말라 팀이었다. 팀은 집단 학살이 자신들이 원하는 시나리오, 즉 단 하나의 가능한 비전이나 계획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 후 국가의 진보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었다. 전투 부대원 출신 을 비롯한 그룹의 매우 이질적인 구성원은 몇 해에 걸쳐 다양한 환경과 프로젝트에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았다.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 특히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방식을 바꾸었기에 가능했다.(138-139)

 

진짜 혁신은 각양각색의 리더들이 자신의 변화를 고려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어느 날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Marlin Buber)가 쓴 소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읽고 크게 깨닫게 되었다. “자신을 스스로 변함으로써 세상의 변화를 돕는 진실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개인과 대조되는 개인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에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 자신부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다른 태도는 주의를 흘뜨리고 주도권을 약화시키며 대담한 시도 자체를 방해한다.”(149) 이 글을 읽으면서 저자는 근본적인 오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나는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았다.”

 

스트레치 협력에는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상황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일부라고 보는 시선이 꼭 필요하다. 상황이해와 함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판단이 왜곡되어 타인과 갈등이 발생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신의 위치와 정체성을 잃을까 봐 두려우면 자기중심적이 된다. 어떤 일에 실패할까 봐 두려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실패작이 될까 두렵다”.(153-154)

 

그러므로 내가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물론 타인에게 영향을 끼쳐야 할 때도 있지만 자신이 상황의 일부분임을 알고 그 부분을 바꾸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주의가 쏠리면 저자는 간단한 질문을 해보라고 충고한다. “내가 다음에 할 일은 무엇인가?”(156)

 

협력의 역설은 당사자들이 동의하는 점이라고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뿐인 끔찍한 상황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협력을 이야기한다. 분열과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연대와 전략을 통해 상대편을 패배시키거나 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이 사회 문화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 다들 자기 입장이 우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안달이다. 저자는 불신, 양립할 수 없는 목표, 뿌리 깊은 원한의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합의에 도달하지 않고도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융합될 수 없을 것 같아보이던 사람들도 서로의 타당성을 존중하고 인정함으로써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미래를 열어갈수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이 책을 추천한 완벽한 컨설팅의 저자 피터 블록(Peter Block)세상에는 불필요한 고통이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방식만 너무 밀어붙이거나 찬성할 수 없는데도 그냥 적응하려고 하니까 고통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적과의 협력은 우리가 기다려온 정치의 한 형태다. 저자는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등대와도 같은 책을 썼다. 공동체 생활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열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심오한 지침과 희망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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