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칼럼

  • 신성욱계명대 영문학, 총신신대원,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구약 Th.M 수학), Calvin Theological Seminary(신약 Th.M), University of Pretoria(설교학 Ph.D),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2014), 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

씁쓸함 가운데 빛나는 감동 스토리

신성욱 | 2021.06.06 01:31

202135, 상대방의 실수로 외제차에 흠집이 생겼음에도 너그럽게 반응한 차주의 얘기가 있어 소개한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3개월 전 자신의 차량을 긁은 폐지 줍는 노인을 그냥 보내준 바 있다.

지난 2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추천 부탁드립니다. 동탄 벤츠 오너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하나 올라왔다.

 

작성자는 흠집이 난 차의 일부 사진이 담긴 메시지 내용을 캡쳐해 올린 사고 낸 운전자다. 해당 메시지 속에서 벤츠 차주는 흠집은 조금 생겼는데 콤파운드로 닦았더니 그리 티가 많이 나지는 않네요라고 말했다.

이에 사고 낸 글쓴이는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주의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벤츠 차주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요. 나중에 제가 도움 받을 때도 있겠죠. 수고하세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여기까지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사고를 낸 글쓴이는 이런 분을 만나네요. 장문의 감사글과 약소하지만 치킨 쿠폰을 차주에게 보내드렸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3개월 전에 폐지 줍는 할머니가 제 차를 긁은 걸 그냥 보내드렸는데 이번엔 제가 이런 식으로 보답 받는군요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서 글쓴이는 출출해서 차 끌고 편의점 가서 이것저것 사고 있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손수레로 폐지를 싣고 가시다가 제 차 운전석 쪽을 긁고 전전긍긍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새벽에 폐지를 취미로 주울 리도 없고 옷도 누추하길래 그냥 보내드렸다고 적었다.

 

훈훈한 사연이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복이 주인에게 돌아 왔네요.”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정말 훈훈하다.” “선행이 돌고 도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202166일 오늘, 이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뉴스가 전해져 우리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폐지를 줍기 위해 리어카를 끌다가 보도에 주차된 외제차를 긁은 노인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5월 대전지법 형사9단독 이정훈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67)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15일 오후 140분쯤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다 보도에 주차된 아우디 승용차를 긁어 수리비 약 100만원이 들도록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에게 장애가 있고 폐지를 수거해 하루 몇 천 원의 생활비를 마련할 정도로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했지만, 피해자가 A 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벌금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도 보도에 차량을 주차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무리하게 건물과 주차 차량 사이를 들어간 점 등 불리한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른 이도 아닌 폐지 줍는 67세의 노인에게 외제차주가 처벌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기사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메일과 전화로 노인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리고 선고 한 달 후 이 노인의 벌금을 사비로 대납한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다.

 

SBS 취재파일은 5일 보도를 통해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이 노인의 벌금을 대신 내준 사실을 전했다. 강선우 의원은 마음이 아파서 냈다. 리어카에 폐지를 꽉 채우면 3000, 산처럼 쌓아 올리면 5000원이라고 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셔서 대신 냈다고 말했다.

지역구 주민도 아닌데 왜 그랬나는 질문에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구 갑)지역구 주민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그렇게 못 한다고 답했다.

 

더욱 고마운 것은 강 의원이 보좌진들을 통해 노인의 집 주소로 쌀과 고기 등 식료품과 생필품을 보내고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 관할 주민센터에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런 이에겐 앞으로 어떤 보상이 주어질지 기대가 크다.

요즘 거짓내로남불뻔뻔스러움으로 점철된 정치인들의 모습에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쌓인 분노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이런 감동적인 분들이 대통령도 하고 총리도 하고 국회의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11:1) 가난한 이들을 도우면 결국은 자신에게 복이 돌아온다는 뜻이다.

신자든 불신자든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가 되지 말고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이가 되어야 한다.

 

[12]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더욱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 코로나19와 정치인들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인해 국민 정서가 점점 메말라 가고 있음을 절감한다.

이러한 때에 우리 모두 너그러운 마음으로 실수한 이들을 배려하고 주변의 약자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자가 되어,

날마다 세상을 감동을 시키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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