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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료나눔

<성서>의 렌즈로 바라보는 시

북뉴스 | 2011.12.06 16:40
<성서>의 렌즈로 바라보는 시

송 용 구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고려대학교 독일어권문화연구소 교수)
  

1.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 읽기를 일용할 양식으로 삼자.

좋은 글 - 시, 동화, 에세이, 소설, 논설문 등 - 을 많이 읽자. 내게 감동을 주었던 글을 계속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글 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문장과 감동적인 낱말을 가슴에 새기는 연습을 하자. 애정을 갖고서 매일같이 음미하다 보면 마음에 각인이 되어 문장들이 노래부르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날을 맞이할 것이다. 이 날부터 우리의 마음은 ‘책’으로 변해가리라. 산에서 초록빛 바람이 불어와 마음의 ‘책’을 펼쳐놓으면, 글의 집에 갇혀 있었던 아름다운 언어들이 바깥 세상으로 나들이 간다. 언어들은 새들의 노래를 따라 물결처럼 흘러가서 나뭇잎의 해안(海岸)에 닿는다. “글”로부터 얻은 언어들이 자연을 어루만지고 세상을 쓰다듬는다.  

2. 패러디 연습을 많이 해보자
        - 반복해서 읽고 반복해서 베껴쓰자

*정지용의 「산엣 색시 들녘 사내」를 패러디한 작품 「남녘 색시 북녘 사내」

산엣 색시 들녘 사내

                       정지용  

산엣 새는 산으로,
들녘 새는 들로.
산엣 색시 잡으러
산에 가세.

작은 재를 넘어서서,
큰 봉엘 올라서서,

'호―이'
'호―이'

산엣 색시 날래기가
표범 같다.

치달려 달아나는
산엣 색시,
활을 쏘아 잡었습나?

아아니다,
들녘 사내 잡은 손은
차마 못 놓더라.

산엣 색시,
들녘 쌀을 먹였더니
산엣 말을 잊었습데.

들녘 마당에
밤이 들어,

활 활 타오르는 화톳불 너머
넘어다 보면―

들녘 사내 선웃음 소리에
산엣 색시
얼굴 와락 붉었더라.


남녘 사내 북녘 색시/  송용구

남녘 사내는 북으로/ 북녘 색시는 남으로/ 에헤야 데헤야/ 휘달려 오는/ 남녘 사내 맞으러/ 청천강변 마당을 쓸어놓자/ 에헤야 데헤야/ 북녘 색시 품으러/ 임진강을 건너가자/ 슬며시 홍조빛 부끄럼 흘리며/ 사슴처럼 달아나는/ 북녘 색시야!/ 남녘 사내의/ 억센 팔뚝에 못이겨/ 저고리 앞섶을 열었느냐?/ 아니로세 아니로세/ 백록의 신운(神韻)/ 와락 쏟아지는/ 남녘 사내의 노랫가락에/ 넋 놓고 치마끈을 풀었더라/ 꽃다지처럼 터지는/ 북녘 색시의 말소리에/ 남녘 사내/ 설악의 고운 흙가슴을 잊었느냐?/ 에헤야 데헤야/ 철조망 위로 날아와서/ 청천강변 초례청의 하늘에/ 하객처럼 수런거리는/ 찌르레기들아!/ 합환주(合歡酒)에/ 소롯이 내리는/ 별빛이 보이느냐?/ 그 별빛에 젖는/ 두 사람의/ 순진한 눈망울이 보이느냐?    
3. 문학작품은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의 공유물이다.

* 20세기 문예학 방법론의 한 가지인 ‘수용미학’을 이해해보자.
* 작가의 입장에서만 문학작품을 보지 말자. 독자의 환경, 체험, 사고방식, 종교관 등을 통해 자유롭게 문학작품을 해석해보자. 작가가 자신의 문학작품 속에 한 가지 메시지만 담아냈다면, 독자는 사고와 상상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와 다양한 의미를 재생산하여 문학작품 속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 하나의 오리지날 작품은 독자의 내면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수많은 작품으로 재창조된다. 이제부터 독자는 문학작품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객체가 아니라 제2의 작가로서 문학작품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주체의 자리에 서야 한다.

4. 기독교적 독서법을 계발해보자.  

* 기독교 신앙을 배경으로 삼지 않는 작품 혹은 비기독교인의 작품일지라도 “나”의 마음 속에서 기독교적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로 선용해보자.
*『성서』를 필터로 삼아 인본주의적 요소를 걸러내고,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신앙적 메시지를 창조하여 사람들에게 선물하자.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5. 좋은 시는 다양한 "비유"로써 이루어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비유”의 꽃잔치이다. 그분의 말씀이 담겨 있는 “사중복음”은 “비유”의 궁전이자 “비유”의 향연이다. 그분은 하늘의 모든 진리를 “비유”로써 말씀하셨다. ‘진리’라는 몸에 ‘비유’라는 세마포 옷을 입히시어 우리에게 안겨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시인 중의 시인”이시고, 『성경』은 “시의 원천”이며 “문학의 근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시창작의 교과서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새 술’ 같은 신앙적 깨달음을 ‘새 부대’ 같은 ‘비유’의 언어 속에 담아 표현해보자. 시적(詩的) 언어로써 하나님의 존귀와 영광을 찬미하는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정착시켜 보자.  

     가을의 첼로
                      송용구                                

영원의 지붕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늘 어귀를 비추어 주는
가장 순결한 등불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눈망울입니다.

나는
당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파랑새가 되렵니다.
당신의 언약을 성결한 이정표로 삼아
당신의 손길 위에 내 영혼을 싣고
잃어버린 에덴을 찾아 날아가렵니다.

동산의 생명나무 아래
포근히 나래를 접을 때  
칠색(七色)의 꽃잎들이 속살거리듯 내려와서
당신과 나의 머리 위에
둥그런 무지개 화관(花冠)을 엮어줍니다.

푸른 강가로 함께 걸어가  
하나님이 꾸며놓으신 초례청 앞에 서면,
하늬바람은 잠들었던 피조물들을 깨우고  
꽃노루, 범나비, 들찔레, 모든 하객들을 모아      
축복의 합창을 불러줄거예요.

합환주(合歡酒)처럼 기쁘게 춤을 추는
한 잔의 포도주 속에
아름다이 내리는 은혜의 선율이여!  
향기처럼 스미는 가을의 별빛이여!

두 줄기의 현(絃)으로
인생을 연주하여도  
한 음(音)의 사랑을 자아낼
당신과 나는
에덴의 생명나무를 닮은
한 몸의 첼로가 되었습니다.
                                 - 송용구, 『아직은 소중한 것들이 남아 있다』, 예영, 2006.       절대신앙
                     김현승
  
당신의 불꽃 속으로
나의 눈송이가
뛰어 듭니다.

당신의 불꽃은
나의 눈송이를
자취도 없이 품어줍니다.

<해설>
‘불꽃’ 속으로 ‘눈송이’가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눈송이’는 뜨거운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겠죠. 그러나 마음의 눈을 떠서 바라보면 '눈송이'는 '불꽃'의 일부분이 되어 한 점의 ‘불꽃'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눈송이’처럼 차가운 '나'의 영혼이 ‘불꽃’처럼 따스한 주님의 품 속에 안길 때에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눈송이’처럼 연약했던 '나'의 생명이 ‘불꽃’의 열기를 마시며 '불꽃'을 닮은 강인한 존재로 부활한 것입니다. ‘눈송이’처럼 덧없는 '나'의 인생이 주님의 품 속에 ‘자취도 없이’ 녹아들어 영생의 ‘불꽃’으로 타오르게 될 줄이야! 차마 짐작할 수 없었던 신비였습니다.  - 해설; 송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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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약력
송용구/ 시인, 문학평론가
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현)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시문학지」지 우수작품상 당선으로 등단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한국기독청소년교육원 상임지도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문화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평론 분과).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원.한국괴테학회 회원.
*고려대학교 ‘석탑 강의상’, 2004.
*창작 시집
-『별빛지는 새벽 마당에 서면』, 시와시학사, 1995.
-『풀피리 소리보다 향기로운』, 시문학사, 1997.
-『눈물을 사랑하게 하소서』, 들꽃, 2003.
-『아직은 소중한 것들이 남아 있다』, 예영, 2006.
*문학연구서 및 평론집
- 『에코토피아를 향한 생명시학』, 시문학사, 2000.
- 『느림과 기다림의 시학』, 새미, 2006.
- 『독일 현대문학과 문화』, 들꽃, 2006.
- 『독일의 생태시』, 새미, 2007.
- 『대중문화와 대중민주주의』, 담장너머, 2009.
* 역서                                                                    
-『연인에게 이르는 길. 헤르만 헤세 시집』, 종문화사, 2001.
-『소설로 읽는 성서』, 미하엘 쾰마이어, 현암사, 2005.
-『모르는 여인의 편지』, 슈테판 츠바이크, 고려대 출판부, 2011. 외 다수


자료 제공: 송광택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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