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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서평

저항운동의 상징

북뉴스 | 2003.07.02 09:52
저항운동의 상징 체 게바라 평전/쟝 코르미에/김미선/실천문학사/신동수

체 게바라에 대한 어줍잖은 선입견이 있다. 그 중 얼마는 사실에 기초한 것일 것이고, 얼마는 곡해된 것이다. 대개는 그가 쿠바혁명을 주도한 열렬한 '공산주의자'라는 것이 그에 대한 선입견의 근거이다.
냉전의 논리로 사리를 판단하던 시절, 미국은 끔직이도 체 게바라를 싫어했다. 이는 체 게바라의 혁명사상이 미국을 남미와 세계를 향한 제국주의적 침탈로 규정했기 때문이었고, 한 번도 이 사상이 변하지 않고 미국을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피델 카스트로보다 훨씬 다루기 힘든 강경한 '좌익'으로 체 게바라를 평가했다. 그런 의미에서는 소련까지도 체 게바라를 부담스러워 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이러한 정치적 외견만으로는 체 게바라의 진면목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프랑스 언론인 장 코르미에의 "체 게바라 평전"은 이런 면에서 체의 일상적인 진면목을 살펴 볼 수 있는 책이다. 체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가 주를 이루는 작가의 편향됨은 이제까지 그에 대한 편향된 선입견을 상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얼마든지 체의 인간성과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등에 직접 접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체 게바라는 195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그가 혁명의 과정에서 '전사'로서보다는 '의사'로서 더 잘 알려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1955년 멕시코에 머무는 동안 피델 카스트로와 사귀어 쿠바혁명에 참가하였다.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쿠바 시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 사령관, 국립은행 총재, 공업장관 등을 역임하며 '쿠바의 두뇌’라 불렸다. 그는 쿠바의 외무장관이 되어 UN에서 연설하였으며, 전 세계를 순방했다. 그러다 1965년 3월부터 소식이 끊겨 사망설이 파다하였으나, 카스트로에게 작별의 편지를 남기고 새로운 전쟁터로 달려갔다는 사실이 그 해 10월 밝혀졌다. 그는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부대를 조직, 1967년 10월 볼리비아 산중에서 정부군에게 포위되어 부상을 당하고 사로잡힌 후에 총살당하였다.

종종 체 게바라는 예수와 비견되는 혁명적인 인물로 평가되곤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평가를 처음 접한 것은 필립 얀시의 책에서였다. 분명 체는 소위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의 남미국가들에 대한 불평등한 수탈과 모순의 상황을 인식했다. 그는 가난하고 상하고 지친 민중을 해방시키는 혁명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는 쿠바를 해방시켰고, 볼리비아를 해방시키려 하다가 죽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을 부패하고 죄악된 세상에서 해방시켜 하나님 나라를 세우셨던 예수님의 혁명과도 비슷한 일면이 있다. 그러나 평전의 한 대목에서 제시되듯이, 체는 철저히 예수님의 방법을 거부하고 총과 칼을 든다고 외친다. 그가 쿠바를 점령했을 때, 혁명의 세대는 열광했다. 예수의 방법보다 체 게바라의 방법이 진리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과연 그러했는가? 체는 고민에 빠졌다. 그가 추구했던 순수한 혁명은 '사람의 변화'를 이끌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끊임없이 혁명정신을 일깨우고 사람들을 독려했지만, 그가 원하는 혁명적 인간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볼리비아에서 사망했을 때, 그의 혁명 사상은 예수님의 사상처럼 뻗어나가지 못했다. 아니, 그가 죽은 지 30년이 되는 97년, 아이러니칼하게도 그가 그렇게도 거부하던 제국주의적 문화 상품의 모습으로 그는 다시 태어났다. 시계와 티 셔츠 등에 새겨진 그의 베레모 쓴 사진과 함께 말이다. 볼리비아는 그가 최후로 전투를 벌이며 총살당했던 곳을 '관광특구'로 지정하여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

사르트르의 지적처럼 체 게바라는 그 시대의 가장 "완벽한 인간"이었는지 모른다. 평전을 읽는 내내 나 또한 그의 불굴의 의지와 절제, 반면에 따뜻한 인간성과 일관됨에 반했다. 게릴라의 선봉장으로서 민중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고, 늘 인간의 절대적인 평등을 외치며 한 알의 곡식을 나누어 먹던 이상적 행동, 늘 책을 읽으며 공부하여 진보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던 모습 등등은 39살의 나이에 짧은 인생을 마감한 그이지만 참으로 위대한 인물의 전형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총을 든 예수'라고 불렸던 그가 결코 예수의 혁명에 이르지 못한 공산혁명의 추종자였다고 평가하는 것은 속단만은 아닌 것 같다. 그가 추구하던 공산주의는 이미 허물어졌고, 이제 남은 그의 동료들 또한 그의 사상과는 이미 큰 간격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체의 생애는 예수의 혁명을 계승하는 우리에게 큰 도전을 주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예수를 알았음에도, 총과 칼을 들어 공산혁명으로만이 인간 해방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했다는 것에서 우리는 남미의 기독교를 폄하할 수 없다. 쟈크 엘룰의 지적대로 이미 우리는 예수님의 혁명적 기독교의 모습을 상실한 채 뒤틀려진 기독교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평과 정의가 실현되고,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은 크리스천들이 이루는 하나님 나라 사회를 보여주어야 할 우리임에도, 여전히 사회의 모순과 불의와 불평등이 바로 우리 크리스챤들을 통해서 자행되고 있음은, 또 다른 체 게바라의 출현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체의 방법이 진리일 수 없음은 그의 생애 자체가 드러내어 주고 있기에, 우리는 담담히 복음의 진리로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체를 통해 믿음의 눈을 들어 예수를 바라보아야 함을 확인한다. 참으로 변화된 인간의 재창조는 그리스도 안에서 밖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체'들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우리 기독교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이 시대의 체들이 더 이상 총칼을 들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혁명'을 보기를 기대해 본다.
(신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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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SF? 기도의 SF?
야베스의 기도/디모데/브루스 윌킨슨
/신동수


본서는 구약에서 신자들에게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야베스라는 인물의 기도를 중심으로 해설한 책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가장 큰 특징중 한가지는 바로 “응답"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라 그리하면 응답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저자는 “원컨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는 야베스의 기도에 중심을 두고 성도들이 날마다 믿음을 갖고 기도할 것을 도전한다. 인생을 기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원리가 본서에 들어 있다. ● 저자 브루스 윌...
신앙위인들의 예화 신앙위인들의 예화
하나님을 사랑한 성자들의 118가지 이야기/기독문서선교원/영성출판사
/안영혁


편집하고 영성출판사에서 출판한 영성가들의 이야기들이다. 신앙위인들과 관련한 글을 수록하고 있다. ● 편집: 영성출판사 ● 서평 이 책은 기독문서선교원이 편집하고 영성출판사에서 출판한 영성가들의 이야기들이다. 모든 예화집이 그렇듯이 어떤 예화는 우리의 코끝을 찡하게 하는가 하면, 어떤 예화는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편집을 하면서 나름대로 분류를 하였으나 분류의 제목마다에 알맞은 만큼의 분량이 다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예화가 몇 몇 사람의 이야기에 치중하는 편이어서 시대적으로 ...
개혁주의 전통 속에 살아있는 영적 힘 개혁주의 전통 속에 살아있는 영적 힘
개혁주의 영성/하워드 라이스/기독교문서선교회
/서중한


저자는 개혁주의 전통(특별히 칼빈주의 전통)에서 '영성'을 바라보면서 보다 성경적이며 올바른 영성, 즉 균형 잡힌 영성을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그의 말은 '영성'에 대한 시각뿐만 아니라 칼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방향도 언급함으로써 개혁주의자들에게 좋은 조언이 되고 있고 있다. ● 저자 하워드 라이스 캘리포니아 샌 안셀모의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교 교목이며, 신천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서평 이 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칼빈의 사상이다. 소개의 글에서 모톤 켈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칼빈 신학에 있어...
영성에로의 여정 영성에로의 여정
목회와 영성/U. T. 홈즈/김외식/대한기독교서회


본서는 목회자와 영성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1부에서 영성이 의미하는 바와 성직자가 빠지기 쉬운 죄를 지적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내면을 지향하는 영성적인 성격을 오늘의 상황에 비추어 설명하고, 마지막 3부에서는 예배와 기도의 문제를 영성적 차원에서 조망하고 있다.   ● 저자 U. T. 홈즈 ● 서평 본서의 저자는 각 종 세미나와 목회자들(여러 교단 목회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과의 상담 및 설문 조사를 통하여 글을 전개하고 있다. 총 3부로 되어 있는 본서는 1부에서 영성이 의미하는 바와 ...
다니엘 학습법 열풍 거꾸로 보기 다니엘 학습법 열풍 거꾸로 보기
다니엘학습법/고즈윈/김동환
/김경렬


서울대를 수석졸업한 김동환전도사의 학습법이다. 공부를 잘하는 데 있어서 믿음이 우선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 저자 김동환 한국신학정보연구원(원장 김정우 교수, www.iktinos.org)의 기획실장으로 사역중이며, 앞으로 구약학을 전공한 신학자가 되어 목회를 겸할 비전을 품고 있다. ● 서평 올해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김동환 전도사의 『다니엘 학습법』이 최근 기독서점가를 강타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나는 청년 사역자로서 그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어서 그런 유의 책을 매...
가정은 새사람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가정은 새사람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아름다운 가족/버지니아 사티어/나경범/창조문화
/아름다운 가족


가정에 대한 문제를 쉽고도 명쾌하게 다루었다. 저자는 가족을 세우는 것도 하나의 공학이라고 했다. 즉 좋은 가정은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성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본서를 읽고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움 받고 좋은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부모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 저자 버지니아 사티어 그녀는 가족치료 전문가다. 그녀는 에살렌연구소의 초대훈련 책임자였고, 다른 많은 성장 센터를 발전시키는데 주동적 역할을 감당했다. 역기능적 가족을 치료하기 위해 그녀가 개발한 원칙들은 오늘날 모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진정한 영웅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진정한 영웅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전 광/생명의 말씀사
/홍정길


역사 속에는 수많은 지나간 영웅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흠모의 대상이 되고, 또 어떤 사람은 미움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링컨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진정한 영웅으로 남아 있습니다. 통나무집에서 태어나 미국의 16대 대통령이 된 링컨은 정치가의 풍모와 성자의 품격을 함께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우울한 전쟁터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비록 속으로는 우울증을 앓았었지만 많은 사람을 격려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풍요로운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링컨의 당선 후, 인류 역사...
내 영혼의 항해 내 영혼의 항해
우찌무라 간조 회심기/우찌무라 간조/양혜원/홍성사
/신동수


『내 영혼의 항해 일지』라는 부제를 단, 『우찌무라 간조 회심기』(홍성사)를 읽었다. 내촌감삼 혹은 우찌무라 간조는 이 땅의 고민하는 기독인들 혹은 사상가들에게 이제까지 깊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김교신과 함석헌 선생 등은 그의 직계 제자들이었으며, 유영모 선생과 안창호 선생 등도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일제말 애양원의 손양원 목사님이 조선장로교총회의 치리를 받을 때, 실상 신사참배 반대가 그 이유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찌무라 간조의 글을 읽었다는 이유로 치리를 받았다고 하니 우찌무라 간조와 한국교회와는 초기부...
저항운동의 상징 저항운동의 상징
체 게바라 평전/쟝 코르미에/김미선/실천문학사
/신동수


체 게바라에 대한 어줍잖은 선입견이 있다. 그 중 얼마는 사실에 기초한 것일 것이고, 얼마는 곡해된 것이다. 대개는 그가 쿠바혁명을 주도한 열렬한 '공산주의자'라는 것이 그에 대한 선입견의 근거이다. 냉전의 논리로 사리를 판단하던 시절, 미국은 끔직이도 체 게바라를 싫어했다. 이는 체 게바라의 혁명사상이 미국을 남미와 세계를 향한 제국주의적 침탈로 규정했기 때문이었고, 한 번도 이 사상이 변하지 않고 미국을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피델 카스트로보다 훨씬 다루기 힘든 강경한 '좌익'으로 체 게바라를 평가했다. 그런 의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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