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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발상의 전환이 세상과 인생을 바꾼다
총각네 야채가게/김영한, 이영석/거름/[송광택]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발상의 전환이 세상과 인생을 바꾼다.”
새로운 삶은 새로운 생각(사고), 새로운 관점,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거꾸로 보자는 말도 있는 것이 아닐까.
여러 세대 전에는 피끓는 젊은이들이 ‘혁명’의 깃발 아래 모이거나, 세계 변혁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헌신하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따라 부를 노래도, 흔들만한 깃발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혹자는 말한다. “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덕담처럼 주고 받았던 때도 있었지만, 로또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그리스도인들 조차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도덕성의 마비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책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화려한 장정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사람들은 황금빛 찬란한 미래를 움켜쥐려고 ‘성공학’을 배우고, 정상에 선 이들을 그들의 모델로 삼아 배우고 또 배운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서울에 일곱 개 지점을 둔 야채가게 ‘자연의 모든 것’의 사장 이영석이고, 공동저자인 김영한은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유수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만족 컨설팅과 강의를 해온 사람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영석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실전 마케팅’을 이야기하고, 또한 이영석의 성공 비결과 그 전략을 분석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 분별하는 일이 썩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가지 기준을 말한다면, 그것은 아이디어의 문제이다. 즉 저자나 작자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 책의 콘텐츠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그 책의 골격 또는 목차가 어느 정도 보여준다. 그리고 좋은 내용은 글쓴이의 좋은 첫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책인가? 이 가벼운(?) 책은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의 신선한 이야기가 던져준 호기심에서 기원하였다고 할 수 있다. 김영한은 신문 기사를 통해 이 특이한 장사꾼 이야기를 접했다. 그 가사를 읽고 나서 그는 어쩐지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어떤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수년 전에 소개되었던 책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시애틀에 어시장이 있다면, 서울에는 바로 이영석의 야채가게가 있다!” 그와 이영석 사장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18, 19쪽).
우선, 이영석 사장이 누군지 알아보자. 그는 트럭 한 대로 시작해 10년 만에 18평 매장에서 하루매출 400만원의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서울에 8개의 지점이 있고 80여 명의 총각들이 일하는 18평의 조그만 야채가게이다. 놀라운 것은 이 조그만 점포가 대한민국에서 평당 최고 매출액을 올린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월급은 잘 나가는 대기업 수준이며 5년 근무한 어떤 직원은 해외연수의 기회를 활용하여 벌써 15개국 연수를 다녀왔다. 가게는 문을 열기도 전에 손님들이 줄을 서며 문을 연 동안에는 사장이 교통정리를 한다. 또 물건이 오후에 다 팔리면 더 이상 장사를 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이러한 놀라운 성공으로 이 조그만 야채 가게와 그 사장은 벌써 몇 번이나 TV에 소개되었다.
이들의 비결은 다름 아닌 즐겁고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것이다. 즐겁게 일하는 야채가게 총각들은 이 즐거움을 장사에 그대로 적용하여 바나나를 팔 때 원숭이를 옆에 앉혀 놓거나 기발한 세일 문구를 붙여놓는 등 즐거움을 판매하고 있다.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직원들의 에너지가 야채가게를 평당 최고 매출액을 내는 가게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야채가게의 신나는 전략과 직원들의 열정은 규모를 막론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와 직원들, 취업이 아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생의 열정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둘째로, 그의 창의성을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그는 바나나를 팔 때 원숭이를 이용(?)했다. 큰 돈을 주고 원숭이를 샀는데, 이것도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했다.
이영석은 바나나를 실은 트럭을 몰고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 물론 원숭이와 함께였다. ꡒ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 원숭이도 맛없는 바나나는 먹지 않습니다. 원숭이와 바나나가 왔어요!ꡓ 원숭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고, 한 다발 혹은 몇 다발씩 바나나를 사갔다. 예상을 뛰어넘는 열렬한 호응이었다. 그는 여느 날보다도 훨씬 일찍 바나나를 팔 수 있었고, 아직도 해는 높다랗게 떠 있었지만 그는 웃으며 그 날의 장사를 정리했다(40-41쪽).
셋째로, 그의 리더십을 볼 수 있다. 그는 ‘괴물’이라는 이상한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직원들은 그를 진심으로 따르고 존경하는 것 같다.
“이영석은 후배들과 일할 때도 늘 그들에게 암시를 줬다. 언젠가는 반드시 독립해서 따로 점포를 꾸려나가야 한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값으로 치면, 억대의 이점이 있는 목 좋은 자리도 서슴없이 알려 준다. 아니, 미처 다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그야말로 모든 것을 전수한다. 자신은 10년 이상을 투자하여 알아낸 것들이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게 그의 진심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 청실, 논현, 도곡, 신사, 개포, 광장 등에 지점을 내어 후배들이 독립할 수 있었다. 지금 총각네 야채가게에 있는 총각 직원들도 모두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 이영석은 누구라도 더 이상 자신에게 배울 게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독립을 시켜 준다. 점포를 얻는 비용이며 기타 필요한 것들을 모두 지원해 준다.”
그의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또한 멘토로서의 모습도 보여준다. 진심에서 나온 서비스 정신과 배려 그리고 후배에 대한 지원은 그의 영향력의 근원이다.
이 책에는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에게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찬사가 넘쳐나고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21세기 임상옥 상단!”, “‘서비스도 장인정신이 있다’는 말이 충격적이다”, “한국에도 세계적인 서비스맨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총각네의 ‘열정’은 야채가게도 벤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실현하였다” 등등. 한 은행지점장은 말하기를 “이영석 사장을 7, 8년 봐 왔는데, 하루하루가 놀랍고 신선하다. 늘 활력이 넘친다. 그들 특유의 에너지와 성공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라고 했다.
넷째로, 독특한 경영방식을 볼 수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에는 경제, 경영 전문가들이 말하는 핵심요소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미 고스란히 내재화되어 있다.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 이미 실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럽게 문화화되어 자리잡고 있다. ꡒ대체 비결이 뭐냐ꡓ고 물으면 ꡐ그냥 웃지요ꡑ다. ꡒ그저 즐기는 것뿐ꡓ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엔 분명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5,6년간의 트럭행상 시절을 거쳐, 1998년 대치동에 처음 가게를 차린 이래 오늘날 야채가게 벤처를 이루기까지, 이영석 사장과 총각네 야채가게는 늘 새로운 사고와 독특한 마케팅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오락의 경제를 원하는 요즘, 이영석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장사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것이다. 바나나를 팔 때는 원숭이를 옆에 앉혀 놨다. 점포는 무대, 직원은 캐스터, 사장은 감독이 된다. 직원들은 매일매일 난타 같은 공연을 보여 준다.
최고의 맛과 신선도가 보장되는 물건을 고수하기 위해 날마다 가락동 새벽시장을 찾아 일일이 뒤집어 보고 자르고 먹어 본다. 그래서 손님들은 과일이나 야채를 사기 전에 상태를 묻는 법이 없다. 품질에 대한 고집과 물건을 사는 재미는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일파만파 퍼져나가 매일 재고 0%에 도전, 목표를 달성한다. 그날 들어온 생선을 다 팔기 때문에 냉동고가 없다.
총각네 야채가게가 일으키는 새바람은 때론 상상을 초월하기도 하여,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게 문을 열기도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사장은 가게 앞에서 날마다 교통정리를 한다. 직원들의 월급은 잘나가는 대기업 수준이다. 직원들은 여러 나라로 해외 연수를 간다. 분당, 일산, 일본에서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대기업들이 이 가게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선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누구나 팔 수 있는 과일과 야채를 파는 이 조그마한 가게에 매일같이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날마다 싱싱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은 대체 왜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총각네는 새콤달콤 오렌지처럼 톡 쏘는 열정을 숨기지 못해, 자꾸자꾸 손이 가는 토마토처럼 맛깔스럽게 일하고, 춤추는 비타민 딸기처럼 즐겁게 살아가며,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리는 감자처럼 한결같은 꿈을 안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의 이 같은 싱싱한 삶의 방식은 동네의 한 18평 점포에서 대한민국에서 평당 최고 매출을 올리는 신화를 낳았다.
끝으로, 그들에게는 일이 고된 노동이 아니라 ‘놀이’요 즐거움이다. 그들은 물건 아닌 즐거움을 팔고 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공동 저자인 김영한은 이렇게 썼다: “나는 내 일에 한 번이라도 미쳐 본 적이 있는가, 자문해 본다. 내가 좋아서 미치고 내가 좋아서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경우가 있었는가, 돌아본다. 더 깊이 들어가 내 안에는 열정이 있는가, 돌아본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내 일에 종사하면서 한 번도 미쳐 본 적이 없다. 내 안에는 날마다 샘솟는 에너지가 없다. 그저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조금씩 갉아먹으며 버텨 왔을 뿐이다. 그래서 내 에너지는 그 누구도 감동시키지 못했다. 내 열정이 전염되어 다른 사람 내부에 깊숙이 잠든 열정을 깨운 적도 없다. 그래서일까, 내가 총각네 야채가게에 그토록 끌리는 이유는...”
이 책 말미에는 이 가게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마케팅의 성공요인 분석, 서비스 리더십 점검, 감성서비스 실천, 점포체험 투어 등으로 구성된 "총각네 야채가게 교육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각네 야채가게>는 현재의 성공한 모습 뿐만 아니라 그 뒤에 감춰진 생생한 이야기를 마케팅에 접목시켜 풀어나가고 있는 책이다. 어찌 보면 이런 성공담의 하나를 ‘세일즈와 마케팅’ 전문가의 필력을 빌려 만들어 낸 책이다.
어떤 사람은 성공의 공식을 이 책에서 찾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이영석은 삶을 치열하게 사는 모습,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배우면서 이 자리까지 온 끈기와 배짱,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준다. 그도 인간인지라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 위기를 잘 넘긴 힘은 어쩌면 그의 내적 재산 중 가장 소중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그 꿈을 위해 달려간다. 그러나 피나는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이영석, 그는 개척자같은 사업가요, 멘토(mentor)같은 장사꾼이요, 열정을 잃지 않는 젊음 그 자체다. 따라서 <총각네 야채가게>는 가벼운 책이지만 일독의 가치가 있다.
저자 김영한, 이영석
김영한 - 삼성전자에서 컴퓨터 사업 계획을 짜서 이병철 회장에게 보고하여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과 휴렛팩커드의 합작계획을 만들어서 합작회사를 출범시켰다.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SK텔레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컨설팅한 바 있다. 지금은 마케팅MBA(주) 대표로 마케팅 교육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총각네 야채가게>,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 <스타벅스 감성마케팅>, <실전 마케팅 플래닝> 등이 있다.
이영석 - 대학을 졸업한 뒤 이벤트 회사에 취직하였다가 그만두고, 오징어 행상에서 출발하여, 현재 서울에 일곱 개 지점을 둔 야채가게 ‘젊음 이곳에... 자연의 모든것(일명 ‘총각네 야채가게’)’의 사장으로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발상의 전환이 세상과 인생을 바꾼다.”
새로운 삶은 새로운 생각(사고), 새로운 관점,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거꾸로 보자는 말도 있는 것이 아닐까.
여러 세대 전에는 피끓는 젊은이들이 ‘혁명’의 깃발 아래 모이거나, 세계 변혁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헌신하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따라 부를 노래도, 흔들만한 깃발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혹자는 말한다. “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덕담처럼 주고 받았던 때도 있었지만, 로또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그리스도인들 조차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도덕성의 마비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책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화려한 장정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사람들은 황금빛 찬란한 미래를 움켜쥐려고 ‘성공학’을 배우고, 정상에 선 이들을 그들의 모델로 삼아 배우고 또 배운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서울에 일곱 개 지점을 둔 야채가게 ‘자연의 모든 것’의 사장 이영석이고, 공동저자인 김영한은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유수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만족 컨설팅과 강의를 해온 사람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영석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실전 마케팅’을 이야기하고, 또한 이영석의 성공 비결과 그 전략을 분석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 분별하는 일이 썩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가지 기준을 말한다면, 그것은 아이디어의 문제이다. 즉 저자나 작자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 책의 콘텐츠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그 책의 골격 또는 목차가 어느 정도 보여준다. 그리고 좋은 내용은 글쓴이의 좋은 첫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책인가? 이 가벼운(?) 책은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의 신선한 이야기가 던져준 호기심에서 기원하였다고 할 수 있다. 김영한은 신문 기사를 통해 이 특이한 장사꾼 이야기를 접했다. 그 가사를 읽고 나서 그는 어쩐지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어떤 예감 때문이었다. 그는 수년 전에 소개되었던 책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시애틀에 어시장이 있다면, 서울에는 바로 이영석의 야채가게가 있다!” 그와 이영석 사장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18, 19쪽).
우선, 이영석 사장이 누군지 알아보자. 그는 트럭 한 대로 시작해 10년 만에 18평 매장에서 하루매출 400만원의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서울에 8개의 지점이 있고 80여 명의 총각들이 일하는 18평의 조그만 야채가게이다. 놀라운 것은 이 조그만 점포가 대한민국에서 평당 최고 매출액을 올린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월급은 잘 나가는 대기업 수준이며 5년 근무한 어떤 직원은 해외연수의 기회를 활용하여 벌써 15개국 연수를 다녀왔다. 가게는 문을 열기도 전에 손님들이 줄을 서며 문을 연 동안에는 사장이 교통정리를 한다. 또 물건이 오후에 다 팔리면 더 이상 장사를 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이러한 놀라운 성공으로 이 조그만 야채 가게와 그 사장은 벌써 몇 번이나 TV에 소개되었다.
이들의 비결은 다름 아닌 즐겁고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것이다. 즐겁게 일하는 야채가게 총각들은 이 즐거움을 장사에 그대로 적용하여 바나나를 팔 때 원숭이를 옆에 앉혀 놓거나 기발한 세일 문구를 붙여놓는 등 즐거움을 판매하고 있다.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직원들의 에너지가 야채가게를 평당 최고 매출액을 내는 가게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야채가게의 신나는 전략과 직원들의 열정은 규모를 막론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와 직원들, 취업이 아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생의 열정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둘째로, 그의 창의성을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그는 바나나를 팔 때 원숭이를 이용(?)했다. 큰 돈을 주고 원숭이를 샀는데, 이것도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했다.
이영석은 바나나를 실은 트럭을 몰고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 물론 원숭이와 함께였다. ꡒ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 원숭이도 맛없는 바나나는 먹지 않습니다. 원숭이와 바나나가 왔어요!ꡓ 원숭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고, 한 다발 혹은 몇 다발씩 바나나를 사갔다. 예상을 뛰어넘는 열렬한 호응이었다. 그는 여느 날보다도 훨씬 일찍 바나나를 팔 수 있었고, 아직도 해는 높다랗게 떠 있었지만 그는 웃으며 그 날의 장사를 정리했다(40-41쪽).
셋째로, 그의 리더십을 볼 수 있다. 그는 ‘괴물’이라는 이상한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직원들은 그를 진심으로 따르고 존경하는 것 같다.
“이영석은 후배들과 일할 때도 늘 그들에게 암시를 줬다. 언젠가는 반드시 독립해서 따로 점포를 꾸려나가야 한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값으로 치면, 억대의 이점이 있는 목 좋은 자리도 서슴없이 알려 준다. 아니, 미처 다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그야말로 모든 것을 전수한다. 자신은 10년 이상을 투자하여 알아낸 것들이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게 그의 진심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 청실, 논현, 도곡, 신사, 개포, 광장 등에 지점을 내어 후배들이 독립할 수 있었다. 지금 총각네 야채가게에 있는 총각 직원들도 모두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 이영석은 누구라도 더 이상 자신에게 배울 게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독립을 시켜 준다. 점포를 얻는 비용이며 기타 필요한 것들을 모두 지원해 준다.”
그의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또한 멘토로서의 모습도 보여준다. 진심에서 나온 서비스 정신과 배려 그리고 후배에 대한 지원은 그의 영향력의 근원이다.
이 책에는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에게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찬사가 넘쳐나고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21세기 임상옥 상단!”, “‘서비스도 장인정신이 있다’는 말이 충격적이다”, “한국에도 세계적인 서비스맨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총각네의 ‘열정’은 야채가게도 벤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실현하였다” 등등. 한 은행지점장은 말하기를 “이영석 사장을 7, 8년 봐 왔는데, 하루하루가 놀랍고 신선하다. 늘 활력이 넘친다. 그들 특유의 에너지와 성공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라고 했다.
넷째로, 독특한 경영방식을 볼 수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에는 경제, 경영 전문가들이 말하는 핵심요소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미 고스란히 내재화되어 있다.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 이미 실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럽게 문화화되어 자리잡고 있다. ꡒ대체 비결이 뭐냐ꡓ고 물으면 ꡐ그냥 웃지요ꡑ다. ꡒ그저 즐기는 것뿐ꡓ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엔 분명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5,6년간의 트럭행상 시절을 거쳐, 1998년 대치동에 처음 가게를 차린 이래 오늘날 야채가게 벤처를 이루기까지, 이영석 사장과 총각네 야채가게는 늘 새로운 사고와 독특한 마케팅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오락의 경제를 원하는 요즘, 이영석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장사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것이다. 바나나를 팔 때는 원숭이를 옆에 앉혀 놨다. 점포는 무대, 직원은 캐스터, 사장은 감독이 된다. 직원들은 매일매일 난타 같은 공연을 보여 준다.
최고의 맛과 신선도가 보장되는 물건을 고수하기 위해 날마다 가락동 새벽시장을 찾아 일일이 뒤집어 보고 자르고 먹어 본다. 그래서 손님들은 과일이나 야채를 사기 전에 상태를 묻는 법이 없다. 품질에 대한 고집과 물건을 사는 재미는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일파만파 퍼져나가 매일 재고 0%에 도전, 목표를 달성한다. 그날 들어온 생선을 다 팔기 때문에 냉동고가 없다.
총각네 야채가게가 일으키는 새바람은 때론 상상을 초월하기도 하여,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게 문을 열기도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사장은 가게 앞에서 날마다 교통정리를 한다. 직원들의 월급은 잘나가는 대기업 수준이다. 직원들은 여러 나라로 해외 연수를 간다. 분당, 일산, 일본에서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대기업들이 이 가게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선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누구나 팔 수 있는 과일과 야채를 파는 이 조그마한 가게에 매일같이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날마다 싱싱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은 대체 왜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총각네는 새콤달콤 오렌지처럼 톡 쏘는 열정을 숨기지 못해, 자꾸자꾸 손이 가는 토마토처럼 맛깔스럽게 일하고, 춤추는 비타민 딸기처럼 즐겁게 살아가며,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리는 감자처럼 한결같은 꿈을 안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의 이 같은 싱싱한 삶의 방식은 동네의 한 18평 점포에서 대한민국에서 평당 최고 매출을 올리는 신화를 낳았다.
끝으로, 그들에게는 일이 고된 노동이 아니라 ‘놀이’요 즐거움이다. 그들은 물건 아닌 즐거움을 팔고 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공동 저자인 김영한은 이렇게 썼다: “나는 내 일에 한 번이라도 미쳐 본 적이 있는가, 자문해 본다. 내가 좋아서 미치고 내가 좋아서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경우가 있었는가, 돌아본다. 더 깊이 들어가 내 안에는 열정이 있는가, 돌아본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내 일에 종사하면서 한 번도 미쳐 본 적이 없다. 내 안에는 날마다 샘솟는 에너지가 없다. 그저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조금씩 갉아먹으며 버텨 왔을 뿐이다. 그래서 내 에너지는 그 누구도 감동시키지 못했다. 내 열정이 전염되어 다른 사람 내부에 깊숙이 잠든 열정을 깨운 적도 없다. 그래서일까, 내가 총각네 야채가게에 그토록 끌리는 이유는...”
이 책 말미에는 이 가게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마케팅의 성공요인 분석, 서비스 리더십 점검, 감성서비스 실천, 점포체험 투어 등으로 구성된 "총각네 야채가게 교육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각네 야채가게>는 현재의 성공한 모습 뿐만 아니라 그 뒤에 감춰진 생생한 이야기를 마케팅에 접목시켜 풀어나가고 있는 책이다. 어찌 보면 이런 성공담의 하나를 ‘세일즈와 마케팅’ 전문가의 필력을 빌려 만들어 낸 책이다.
어떤 사람은 성공의 공식을 이 책에서 찾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이영석은 삶을 치열하게 사는 모습,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배우면서 이 자리까지 온 끈기와 배짱,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준다. 그도 인간인지라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 위기를 잘 넘긴 힘은 어쩌면 그의 내적 재산 중 가장 소중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그 꿈을 위해 달려간다. 그러나 피나는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이영석, 그는 개척자같은 사업가요, 멘토(mentor)같은 장사꾼이요, 열정을 잃지 않는 젊음 그 자체다. 따라서 <총각네 야채가게>는 가벼운 책이지만 일독의 가치가 있다.
저자 김영한, 이영석
김영한 - 삼성전자에서 컴퓨터 사업 계획을 짜서 이병철 회장에게 보고하여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과 휴렛팩커드의 합작계획을 만들어서 합작회사를 출범시켰다.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SK텔레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컨설팅한 바 있다. 지금은 마케팅MBA(주) 대표로 마케팅 교육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총각네 야채가게>,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 <스타벅스 감성마케팅>, <실전 마케팅 플래닝> 등이 있다.
이영석 - 대학을 졸업한 뒤 이벤트 회사에 취직하였다가 그만두고, 오징어 행상에서 출발하여, 현재 서울에 일곱 개 지점을 둔 야채가게 ‘젊음 이곳에... 자연의 모든것(일명 ‘총각네 야채가게’)’의 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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