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계관을 시작한 분이 출판한 세계관 특강
손봉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세계관을 최초로 소개한 분이다. 손봉호 교수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고, 한국 사회에 자유대학 설립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세계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2023년에 손봉호 교수가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을 출판했다. 우리는 공동구매를 해서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광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강성률 장로). 토론에서 나온 간단한 이야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내용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이 훈련되지 않는다면 결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손봉호 교수의 저서는 들어가는 입문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풀어쓴” 세계관이 될 수 있다. 세계관 구축을 위한 입문서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손봉호 교수의 세계관을 읽으면서 좌파와 우파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좌파와 우파의 정의보다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서이다. 개론서의 유익은 길잡이의 역할이다. 개론서는 결론서가 아니다. 손봉호 교수의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은 모든 분야에서 문제 의식을 갖도록 문 안으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우리는 좌파와 우파에 대해서 헤겔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헤겔좌파와 헤겔우파가 좌파와 우파의 기준으로 논의했다. 어떤 이는 프랑스 혁명 의회에서 좌파(자코뱅파)와 우파(지롱드파)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후파는 혁명에 소극적이고 온건한 세력이고, 좌파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세력이었다. 그러나 좌파와 우파의 시작이 헤겔의 학파에서 있었기 때문에 헤겔에서 좌파와 우파의 개념을 정립하기로 했다. 헤겔좌파는 마르크스, 포이에르바흐로 구성된 헤겔 철학을 정치와 사회에 도입시키는 급진적 세력이고(사회주의, 아나키즘), 헤겔우파는 딜타이, 빈델발트 등으로 헤겔 철학의 관념론을 유지하며 연구 보충하려는 자세로, 종교와 철학을 연합하려고 했고, 사회와 연계하지 않았다. 좌파는 현재 사회를 개선(개혁)하여 이 세상과 다른(혁명적)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성향이고, 우파는 현재 사회를 존중하며 천천히 이 세상과 연계된(온건적)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성향으로 분류해 보았다. 대한민국에서 좌파와 우파를 북한의 주사파를 중심으로 판단하려고 하는데, 지엽적이고 비학문적인 태도이다. 어떤 국가나 어떤 개인의 사상을 기준으로 좌파와 우파로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 처음에 헤겔에서 시작되었지만.....
손봉호의 세계관은 무신론적 세계관을 유신론적 세계관으로 변증하는 체계에서, 유신론적 세계관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서 보다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봉호의 세계관에서 등장한 위인들은 거의 모두가 철학자들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위해서 기독교 신학자나 철학자들이 등장했다면 아쉬움이 있다. 칸트에서 시작해서 철학자들 이름이 거의 등장하는 것 같다. 철학자들에서는 무신론과 유신론의 세계관은 변별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에서 무신론적 세계관과 유신론적 세계관을 논하는 것은 위치가 같지 않을 것 같다.
손봉호 교수의 세계관은 모든 대학생들의 교양으로 좋은 도서이다. 그리스도인 지성인들도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요소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이 정보들을 습득한다면 그 분야에 대해서 첫술을 뜬 것이기 때문에 담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세계관 운동을 도입한 큰 선생이 다시 기본 저서를 출판했다. 매우 좋은 기여이다. 한 연국자가 변함없는 의식을 갖고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 교회를 사랑하며 한국 교회가 바로 서서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선생의 염원이다. 그 염원이 여러 방편에서 유지될 것이며, <쉽게 풀어 쓴 세계관 특강>도 함께 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밟힘이 아닌 맛을 내는 소금과 같은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