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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절대적인 것은 있다!!
인간 폐지/C.S. 루이스/이종태/홍성사/[조영민]
오래 기다렸던 책이었다.
‘절대적 가치란 없다’는 상대주의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들을 향해서 ‘절대적인 것은 있다’는 말을 힘 있게 주장하는 루이스의 모습을 만나고 싶었었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글이 이제야 번역되 나왔다. 심하게 분주했던 3월이었기에 읽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참고 참다가 지난 주일 밤, 피곤한 몸과 맘으로 잠자야 할 그 시간, 앞부분만 살짝 읽자는 심정으로 책을 폈다가 마지막 장까지 가버렸다. 시간이 가는 줄, 피곤한 줄 모르고 읽었고 “과연 루이스다!”라는 감탄사로 마무리하고 잠들었었다.
‘인간 폐지’라는 삭막한 제목으로 나온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주의에 비판, 절대적인 것에 대한 설득, 그리고 절대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대주의의 결국에 대한 예견이 그 세 장의 주제들이다. 저자는 이미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의 앞부분에서 이 절대적인, 모든 사람에게 있는 ‘도덕률’의 존재를 증명한바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필요 때문에 그러한 도덕률(이 책에서는 ‘도’)의 절대적 필요에 대해 논증해야 했었다. 1부에서 저자는 이렇게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된 ‘녹색 책’을 언급한다. 초등 영어 교육서로 발간된 이 책의 내용 속에 많은 부분이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쓰여져 많은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상대주의’를 강요하고 있었기에 루이스는 이 책에 대한 반박을 해야 할 의무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상대주의’교육에 대해서, 또 그 당시 사회 전반을 주도했던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에 대한 절대적 신념에 대해서 공격해야 했고, 그는 이러한 상대주의가 결국 ‘가슴 없는 사람’을 양산해 낼 것이라고 비판한다.
2부에서는 ‘상대적인 것’과 반대인 ‘절대적인 것’, 즉 상대적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다. 저자의 박학함에 대해서 탄성을 내게 하는 부분인데 그는 이 2부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철학자 및 문학자 사회학자들의 글을 인용하고 또 동양과 서양, 역사 이전과 이후의 시공을 넘나들며, 상대주의가 주류가 되기 전에 세상을 주도했던 수많은 현인들의 생각 속에 있던 ‘절대적인 것들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논어와 성경, 헬라어와 영어 한자 등의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이 절대성에 대해서 확증했고 이러한 절대적인 것을 ‘道(도)’로 표현한다.
3부는 이제 이러한 절대적인 도를 무시하고 상대주의를 선택한 인간이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과학을 주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결국 인간이 인간의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이 절대적인 것, ‘도’를 포기할 경우, 모든 행동과 사고의 근거가 될 기반인 ‘절대적 규범’을 포기했을 경우,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힘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전제해야 할 것은 ‘기독교 신앙서적’의 분류에 들어가는 책이 아니라는 부분이다. 또 사실 그런 부류에 들어가기 위해 쓰여진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신앙인들을 향한 책이거나 신앙인이 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상대주의자’들을 향해 쓰여진 일반 인문서의 부류에 들어가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기독교 출판사에서 나왔고 국내의 대부분의 이 책의 독자들이 기독교인이겠지만 이 책의 접근에 있어서 신앙서적을 대하는 태도와는 다른 인문 또는 사회과학 서적을 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신앙서적을 찾았던 분들에게는 이 책은 목적한 바를 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하나의 전제는 이 책의 내용의 일부를 통해서 저자가 다원주의자가 아니냐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면밀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도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루이스가 절대적인 것에 대해 일부로 택한 ‘道(도)’라는 용어에서, 또 그 논리의 근거로 들고 있는 ‘논어’나 여러 이집트의 문서들, 고대 문서들 등의 비중이 성경의 근거들보다 더 많은 것도 루이스를 싫어하는 사람들(최근 루이스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많은 분들에게서 그러한 반론들을 들었었다) 에게는 또 한번 저자의 신앙관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루이스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절대성’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절대성이기 보다는 인간 보편에게 주어진 일반은총으로서의 ‘절대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렇듯 다양한 자료들을 가지고 ‘절대성’을 옹호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일반은총으로서의 ‘절대성’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한다는 논리를 이 책 어디에서도 펴고 있지 않다. 단지 그는 현대 사회가 절대성을 잃어버린다면 영적인 차원이 아니라 육적인 차원에서도 반드시 멸망의 길을 가게 될 것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던 것이다.
루이스의 탁월한 논리에 감탄하게 되는 수작이다. 엄청나게 방대한 근거들을 압축하고 압축해서 아주 짧은 분량 안에서 대단히 명쾌하게 ‘상대성’을 공격했고 ‘절대성’을 수호했다. 그 글의 내용과 논리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루이스에 대해 평소 관심 있었던 분이라면, 또 신앙이라는 전제 없이 인간의 이성과 사고로 이 ‘절대성’을 어떻게 수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한 수 배우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오래 기다렸던 책이었다.
‘절대적 가치란 없다’는 상대주의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들을 향해서 ‘절대적인 것은 있다’는 말을 힘 있게 주장하는 루이스의 모습을 만나고 싶었었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글이 이제야 번역되 나왔다. 심하게 분주했던 3월이었기에 읽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참고 참다가 지난 주일 밤, 피곤한 몸과 맘으로 잠자야 할 그 시간, 앞부분만 살짝 읽자는 심정으로 책을 폈다가 마지막 장까지 가버렸다. 시간이 가는 줄, 피곤한 줄 모르고 읽었고 “과연 루이스다!”라는 감탄사로 마무리하고 잠들었었다.
‘인간 폐지’라는 삭막한 제목으로 나온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주의에 비판, 절대적인 것에 대한 설득, 그리고 절대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대주의의 결국에 대한 예견이 그 세 장의 주제들이다. 저자는 이미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의 앞부분에서 이 절대적인, 모든 사람에게 있는 ‘도덕률’의 존재를 증명한바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필요 때문에 그러한 도덕률(이 책에서는 ‘도’)의 절대적 필요에 대해 논증해야 했었다. 1부에서 저자는 이렇게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된 ‘녹색 책’을 언급한다. 초등 영어 교육서로 발간된 이 책의 내용 속에 많은 부분이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쓰여져 많은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상대주의’를 강요하고 있었기에 루이스는 이 책에 대한 반박을 해야 할 의무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상대주의’교육에 대해서, 또 그 당시 사회 전반을 주도했던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에 대한 절대적 신념에 대해서 공격해야 했고, 그는 이러한 상대주의가 결국 ‘가슴 없는 사람’을 양산해 낼 것이라고 비판한다.
2부에서는 ‘상대적인 것’과 반대인 ‘절대적인 것’, 즉 상대적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다. 저자의 박학함에 대해서 탄성을 내게 하는 부분인데 그는 이 2부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철학자 및 문학자 사회학자들의 글을 인용하고 또 동양과 서양, 역사 이전과 이후의 시공을 넘나들며, 상대주의가 주류가 되기 전에 세상을 주도했던 수많은 현인들의 생각 속에 있던 ‘절대적인 것들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논어와 성경, 헬라어와 영어 한자 등의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이 절대성에 대해서 확증했고 이러한 절대적인 것을 ‘道(도)’로 표현한다.
3부는 이제 이러한 절대적인 도를 무시하고 상대주의를 선택한 인간이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과학을 주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결국 인간이 인간의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이 절대적인 것, ‘도’를 포기할 경우, 모든 행동과 사고의 근거가 될 기반인 ‘절대적 규범’을 포기했을 경우,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힘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전제해야 할 것은 ‘기독교 신앙서적’의 분류에 들어가는 책이 아니라는 부분이다. 또 사실 그런 부류에 들어가기 위해 쓰여진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신앙인들을 향한 책이거나 신앙인이 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상대주의자’들을 향해 쓰여진 일반 인문서의 부류에 들어가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기독교 출판사에서 나왔고 국내의 대부분의 이 책의 독자들이 기독교인이겠지만 이 책의 접근에 있어서 신앙서적을 대하는 태도와는 다른 인문 또는 사회과학 서적을 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신앙서적을 찾았던 분들에게는 이 책은 목적한 바를 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하나의 전제는 이 책의 내용의 일부를 통해서 저자가 다원주의자가 아니냐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면밀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도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루이스가 절대적인 것에 대해 일부로 택한 ‘道(도)’라는 용어에서, 또 그 논리의 근거로 들고 있는 ‘논어’나 여러 이집트의 문서들, 고대 문서들 등의 비중이 성경의 근거들보다 더 많은 것도 루이스를 싫어하는 사람들(최근 루이스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많은 분들에게서 그러한 반론들을 들었었다) 에게는 또 한번 저자의 신앙관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루이스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절대성’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절대성이기 보다는 인간 보편에게 주어진 일반은총으로서의 ‘절대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렇듯 다양한 자료들을 가지고 ‘절대성’을 옹호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일반은총으로서의 ‘절대성’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한다는 논리를 이 책 어디에서도 펴고 있지 않다. 단지 그는 현대 사회가 절대성을 잃어버린다면 영적인 차원이 아니라 육적인 차원에서도 반드시 멸망의 길을 가게 될 것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던 것이다.
루이스의 탁월한 논리에 감탄하게 되는 수작이다. 엄청나게 방대한 근거들을 압축하고 압축해서 아주 짧은 분량 안에서 대단히 명쾌하게 ‘상대성’을 공격했고 ‘절대성’을 수호했다. 그 글의 내용과 논리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루이스에 대해 평소 관심 있었던 분이라면, 또 신앙이라는 전제 없이 인간의 이성과 사고로 이 ‘절대성’을 어떻게 수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한 수 배우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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