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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교부는 개혁신학의 저수지다

정현욱 | 2019.10.16 12:23
교부는 개혁신학의 저수지다 교부와 만나다/아달베르 함만/이연학 최원오/비아/정현욱 편집인

교부는 개혁신학의 저수지다.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내린 중세의 밤이 한참일 때 한 사람이 교부들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무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을 때 그는 교부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곳에 이미 자신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진리가 있음을 보았다. 암브로시우스, 어거스틴, 그리고 중세의 경건한 주교였던 캔터베리 안셀무스도 그 진리를 설파하고 있었다. 그는 드디어 ‘화체설은 성경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름은 존 위클리프이다. 아직 종교개혁이 씨앗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때 그는 그렇게 교부들을 통해 진리를 체득한 것이다. 루터와 츠빙글리, 칼뱅은 어떤가? 그들은 ‘오직 성경’을 외쳤지만 교부들의 전통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부들을 사랑했고, 교부들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이것이 단지 개혁신학 안에만 머문다 해도 그 가치는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교부 신학은 성공회, 정교회, 심지어 가톨릭에 자양분이 되어준다. 

교부들의 시대는 논쟁의 시대요, 변증의 시대요, 변혁의 시기였다. 초대교회 교부들은 대체로 니케아 회의(The Council of Nicaea, 325)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니케아 회의는 초대교회 교리를 니케아 신경을 통해 집약적으로 정리했다. 현대교회가 사용하는 사도신경은 니케아 신경과 칼케톤 신경(The Council of Chalcedon, 451)이 합해진 형태의 신앙고백서이다. 물론 사도신경은 그 이전에 틀을 완전히 가지고 있었지만 칼케톤 공의회를 통해 삼위일체가 교회 안에서 확정됨으로 사도신경은 공식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신앙고백의 권위를 지니게 된다. 교부들의 시대가 니케아 공의회 이전과 이후로 갈리는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함으로 더 이상 핍박을 받지 않고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밀라노 칙령(Edictum Mediolanense 313) 이후 기독교는 수적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순수했던 진리는 부패하기 시작했고,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교회는 나오지만, 입술로는 예수를 주로 고백하지만 삶은 없고 진정한 의미의 ‘앎’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성경의 중요한 교리를 집약적으로 정리하고 교회에 입회하는 이들에게 바른 신앙고백을 받아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교회는 급격하게 교리화 되어갔고, 생동감이 넘치던 교회는 화석화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났다. 니케아 공의회에서 칼케톤 공의회는 이러한 폭풍을 뚫고 초대교회가 진리에 정직하게 반응하여 남긴 교리의 핵심이요 교리 중의 교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아출판사에서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이 책은 원래 성바오로출판사에서 2010년 번역 출판된 <교부들의 길>을 비아에서 받아 전면 개편하여 새옷을 입힌 것이다. 현재 교부문헌은 분도출판사에서 계속하여 출판하고 있다. 특히 성염신부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문헌들을 끊임없이 번역하고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간략한 개론서에 불과하지만 좀 더 확장된 개요서는 H.R. 드롭너의 <교부학>이 있다. 2000년과 2001년에 CH북스에서 헨리 베텐슨의 <초기 기독교 교부>와 <후기 기독교 교부>를 출간한 바 있다. 그 외에 김광채의 <교부열전> 상·하권이 있다. 놀라운 사실은 분도출판사에서 성경본문과 교부들의 해석을 곁들인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을 연이어 출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부들의 문헌에 목말라하고, 그들의 신학사상을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단비와 같은 책들이다. 상업성이 극히 낮은 교부 문헌을 끊임없이 출간하는 분도출판사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인 아달베르 함만은 ‘교부학자’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하여 사제서품을 받는다. 2000년 9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900여 편의 책과 논문을 남긴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교부의 서적들을 현대화 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했으며, 특히 사회적 필요에 따른 교부들의 주장과 문헌들을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하고 풀어내는 작업을 했던 인물이다. 이 책은 그의 저작물 가운에 하나일 뿐이며 교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문서이다. 함만이 숨을 거두기 얼마 전,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내려간 것으로 여겨진다.  

가장 초기 문헌에 속하는 <디다케-열두 사도들의 가르침>을 시작으로 중세의 시작을 알리는 대 그레고리 이후 교부인 다마스쿠스 요한(650-750경)까지 다룬다.  1부에서는 ‘예루살렘에서 로마로’라는 제목으로 초기 교부들을 다룬다. 1-2세기에 해당되는 이 시기는 속사도 시대로 불리는 시기이며, 변증을 위한 목적으로 저술된 것들이 많다. 대부분 소아시아와 알렉산드리아, 시리아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로마의 클레멘스, 헤르마스,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등이 있다. 우리가 종종 들었던 서머나 주교 폴리갑의  순교 이야기 등이 시기에 기록된 것들이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목양을 위한 서신이나 저술들이 대부분이다.  

“편지는 공동체와 공동체, 지방과 지방, 그리고 목자와 신자를 연결하는 다리 구실을 했다. 각 지역 교회들은 서로의 일치를 돈독히 하기 위해 편지를 썼는데, 소식 교환에서 훈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한다.”(45-46쪽) 

초기 교부 문헌은 신약성경을 베껴 놓거나 해석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로마의 클레멘스가 고린도교회에 보낸 <고린도인들에게 보낸 편지>나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의 <일곱편지>들은 바울서신을 닮아 있고, 신약 성경에 나타난 내용들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로마의 클레멘스는 1세기 말에 생존해있던 인물이기 때문에 사도 요한이 아직 에베소에서 사역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서머나의 ‘이그나티우스의 편지들은 그리스도교 문헌학의 진주’(48쪽)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 부활시키심으로써 다가올 우리 부활의 맏물로 주신 주님께서 미래의 부활에 대해 어떻게 끊임없이 드러내 주시는지를 살펴봅시다. 사랑하는 여러분, 정해진 때에 일어날 부활에 대해 상각해 봅시다. 낮과 밤은 우리에게 부활을 보여 줍니다. 밤은 잠들고 낮은 일어납니다. 그리고 다시 낮은 떠나고 밤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열매를 예로 들어 봅시다. 씨는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어느 부위에서 생겨납니까? 씨 뿌리는 이가 밭에 나가서 땅에다 씨를 흩뿌립니다. 씨는 땅에 떨어져 마르고 벌거벗은 채 해체됩니다. 주님께서는 바로 이 해체된 것에서부터 놀라운 섭리로 씨를 되살리시니, 단 하나의 씨에서 여러 개가 나와 많은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로마의 클레멘스 <고린도인에게 보내는 편지> 4:11-5 

초기 교부 문헌들이 실용적 관점에 지나치게 치우친 면이 적지 않으나 이그나티우스의 편지들은 목양과 실용을 충분히 담지하고 있으며, 내면의 고뇌가 담긴 순교적 고백이 적지 않다. 노련한 저자는 명료하게 ‘이그나티우스의 핵심 가르침은 일치’(48쪽)라고 단언한다. ‘일치’라는 단어 속에는 교회가 분열의 상황 가운데 놓였으며, 이단으로 인해 바른 교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짧지만 명료하고 강력한 해석들은 교부문헌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된다. 

3세기는 박해의 시기인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 들어오는 시기이다. 교회는 시대적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조직화 되었고, 체계화되었다. 먼저는 교계 제도는 세 단계로 정형화되었고, ‘예비 신자 기간은 3년으로 굳어졌다.’(101쪽) 이러한 상황 때문인지 3세기의 교회는 ‘비범한 저술가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102쪽) 용어도 전문화되었고, 신학과 주석학을 탄생 시킨다. 저자가 첨부한 히폴리투스의 <사도전승>에 나타난 성만찬에 대한 예전은 상세하고 신학적이다. 

“아버지, 저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며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봉헌하나이다. 또한 저희가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시니 감사하나이다.”(106쪽) 

오리게네스와 터툴리아누스, 키프리아누스 등 3세기 교부들은 박해로 인해 순교적 열망을 강조할뿐 아니라 이단과 박해의 상황을 성경적으로 해석해야할 책임을 떠안는다. 사람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우리가 믿는 예수는 육신을 입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등 쏟아져 오는 질문에 답해야 했다. 교부들의 저술들은 좀 더 신학적이고, 체계적이며, 변증적이 되었다. 신학은 점점 발전했고, 풍성해졌다. 황금기에 해당되는 4-5세기는 3세기 선배들의 덕분에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 

황금기는 공의회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가 창조되었다는 아리우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325년 니케아 공의회가 개최된다. 381년 아리우스 주의를 종식하기 위해 콘스탄티노플 공의회가 열린다.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 에베소 공의회와 사도신경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완전한 조화를 다룬 칼케톤 공의회가 451년에 개최되었다. 

이 책을 덮었을 때, ‘2년 전에만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국민일보에 교부문헌들을 소개하면서 교부문헌 소개서나 문헌들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던 탓에 애를 많이 먹었다. 분도출판사에서 출간된 교부 문헌들을 샅샅이 훑어가며 읽고 또 읽었다. 개요서 몇 권을 참고하며 진액을 쏟아냈지만 만만치가 않았다. 이 책은 시대적 특징과 교부들의 특징들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신자라도 충분히 소화할 만큼 쉽고 간결하다. 수십 년을 교부 문헌을 직접 읽고 분석하고 수많은 논문을 통해 해박한 지식을 쌓은 덕분에 글은 간결하나 집약적이고, 명료하다. 또 한 번 가톨릭 신학자에게 빚을 진다.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교부 개요서보다 쉽고 명징하다. 진심으로 교회의 뿌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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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온전한 복음으로의 초대
예수 왕의 복음
매튜 W. 베이츠(Matthew W. Bates)/이학영/학영/모중현 편집위원


좋은 질문은 통찰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우문(愚問)이 현답(賢答)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리한 질문은 새로운 시각을 허락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어떤 대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그 대상을 정의하고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가치와 사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뒤따릅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조차 천차만별(千差萬別)이 됩니다.​한 단어에 ...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사도바울의 마지막, 특별한 열흘
배성혜/좋은땅/모중현 편집위원


이야기는 우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의 짐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잠시이지만 이야기가 들려지는 순간에 염려와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풍성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듬성듬성 드러났던 빈 공간이 이야기로 가득 채워집니다.더하여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그 이야기 안으로 동참하게 만듭니다. 마치 그 시간,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웃고 웁니다. 조용히 그들 곁에 있습니다. 그들과 눈 마주치고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함께 햇살을 맞고, 포옹하며, 감격을 나눕니다.성경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말씀을 벗하여 살아가는 삶
깨달음은 더디 온다
사막 교부와 교모/이덕주/사자와어린양/모중현 편집위원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입니다.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선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말합니다. 그리하여 과정은 무시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윤리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로지 경쟁 우위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자 합니다.​이러한 사회는 인내가 없습니다. 성실함은 도외시됩니다. 일상은 무너집니다. 효율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참된 교육과 배움의 공간이 줄어듭니다. 고민하고 질문하고 사유하기보다는 더 빨리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웁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 순간적인 처세술만...
예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누구신가?
그리스도는 질문이다
웨인 A. 믹스/김경민/비아/모중현 편집위원


재빨리 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명확한 방법을 통해 명징한 정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답'보다는 '질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신학의 언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화되며 통합되고, 재해석됩니다.​신앙과 신학의 언어를 이야기와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삶을 더욱 폭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고난의 순간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단정 지을 수 없고, 그것은 고통의 당사자가 오랜 ...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흥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말씀대로 행하는 교회가 흥하는 교회다
쇠하는 교회 흥하는 교회
서창원/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예수님이 직접 하신 이 말씀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실제로 세워지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무너지는 교회도 있다(무너지는 교회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흥하는 교회도 있지만 쇠하는 교회도 많다. 교인의 숫자만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넘쳐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많은 사람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언제든 음부의 권세 아래 흩어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다른 종교다
기독교와 자유주의: 정통 기독교의 본질을 말하다
J. G. 메이첸/황영철/복있는사람/조정의 편집인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역사적으로 적실한 내용을 탁월하게 담고 있는 책, 그래서 굉장히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의미 있고 도전을 주는 책. 메이첸의 <기독교와 자유주의>가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웨인 그루뎀은 추천사에서 “나는 모든 신학 입문 강의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자유주의 신학과 논쟁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전제를 구축한 책이 바로 <기독교와 자유주의>이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다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아바서원/조정의 편집인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되었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영원한 행복이 시작됩니다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
조현삼 글 크레마인드 그림/생명의말씀사/조정의 편집인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조현삼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전도에 열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도지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라는 전도 책자였다. 믿음이 없는 대상자를 염두에 두고, 읽기만 해도 복음이 선포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예수님 중심적인 전도지를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다. 그 책이 만화로 나온 것이 바로 <만화: 행복의 시작, 예수 그리스도>이다(생명의말씀사, 2023). 기본적인 내용(글)은...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정치를 말하기 전,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상)
웨인 그루뎀/조평세/도서출판언약/조정의 편집인


웨인 그루뎀은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을 통하여 복음주의적 교리와 실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르쳐온 실력 있는 학자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ESV 성경 번역 감독과 ESV 스터디 바이블 총괄 편집을 하기도 했다. 2010년 그루뎀이 이 책 <Politics - According to the Bible>을 냈을 때, 정말 탁월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 현안에 관하여 그루뎀 만큼 조직적으로 풀어낼 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또 <복음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바람이 불 때, 예수님 손을 더 굳게 붙잡으라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해럴드 센크바일/김태형/구름이머무는동안/조정의 편집인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의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러면 내 삶은 형통하고 행복하기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명한 간극을 줄어들게 하는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특별히 삶이 곤고하고 괴로우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아니,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가? 고통의 문제는 기독교를 가장 의심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하나님을 안으면 불안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이 주는 감동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최영혁/청조사/고경태 편집위원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쓴 <우동 한 그릇>(1989년)이라는 책이 있다. 1989년 2월 일본 국회 예산 심의위원회에서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이 아닌 이 소설책을 읽어서 화제였다. 의원들은 오쿠보 의원의 행위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 아니라 함께 울었다고 한다. 예산 심의에서 <우동 한 그릇>를 낭독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함께한 의원들이 울면서 들었다는 것도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40여년 전에 창조사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다. <...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너'의 고통에 반응하는 영성
영성 없는 진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김상봉/온뜰/모중현 편집위원


누군가를 이겨야만 끝나는 전쟁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 여부'보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따라 시비가 결정됩니다. 사용하는 언어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숨이 막혀 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대화의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서로는 상대방을 향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비상식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해괴망측한 사람을 지지하지?'​민주주...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가?
희망의 신학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이신건/대한기독교서회/모중현 편집위원


세상이나 현실을 바라볼 때 좌절하게 됩니다. 언제 세상이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게 만듭니다. 여전히 세상은 잔혹하고, 전쟁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부각시키며,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합니다.​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회는 새로운 계급이 형성됩니다. 사회적 제도로 인한 계층 구조는 아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위치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가진 자는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없는...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
칠십인역 입문
윌리엄 A. 로스(William A. Ross), 그레고리 R. 래니어(Gregory R. Lanier/이민희/북오븐/모중현 편집위원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칠십인역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십인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천차만별입니다. 70명의 번역자가 아닌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번역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지적 만족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실제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시기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칠십인역에 대한 우리의 정보는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의 설명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의 요청으로, 72명의 번역가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견되어 프톨레마이오스 궁궐에서 72일만에 과업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참 존재와 대면하는 시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강주헌/포이에마/모중현 편집위원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과정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도 합니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갑니다.이러한 삶은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괜찮은 듯합니다. 문제는 진짜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은 흐릿해집니다.스위스의 ...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하나님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헬렌 손/신하영/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제목이 독특하다. <당신은 불안을 안고 잘 지내는 사람>. 원제는 “Hope in an Anxious World”으로, 직역하면 ‘불안한 세상 가운데 소망’ 정도가 될 것이다. 무난한 책 제목을 독특한 제목으로 바꾼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헬렌 손(한국 발음 ‘손’이 아니라 ‘Thorne, ‘톤’에 가까운 ‘쏜’)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가운데 우리가 불안을 안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자는 불안을 감쪽...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고 순종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조계광/개혁된실천사/조정의 편집인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라고 말했다(10p). 각각의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되어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11p).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박성호/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 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되었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에서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서,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은 영원을 준비하는 절호의 기회다
시간 관리도 영성이다: 목적과 의미가 충만한 시간을 사는 예수의 원칙
조던 레이너/정성묵/두란노/조정의 편집인


솔직히 시간 관리에 관한 신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케빈 드영의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2013)이다. 생산성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삶을 오히려 규모 없게, 목적을 상실한 채 살지 않도록 경고하고,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충성스럽게 살라고(왜 바쁜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항상 기억하라고) 권면하는 좋은 책이었다. 2019년에는 팀 챌리스가 쓴 <Do More Better: A Practical Guide to Productivity>를 번역해서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실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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