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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쓸데 없는 부담은 버리고, 진짜 기독교 답게 살자
불가능한 기독교/케빈 드영/홍종락/템북/조정의 편집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그리스도언약 교회 담임목사이자 리폼드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케빈 드영은 미국 전역에서 차세대 복음주의 리더이자 설교자, 강연가, 저자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작년에 생명의 말씀사에서 주기도를 다룬 책을 냈지만, 그전에 국내 소개된 책은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오랜만에 신학적으로 정통적이고 보수적인 개혁주의를 지향하고 성경적으로 정확하고 분명한 해석을 추구하며, 실천적으로 재치와 균형감각이 탁월한 저자 케빈 드영의 책을 템북을 통해 접하게 된 것이 무척 기뻤다.
설마 했는데, 부제가 굉장히 맞았다: “예수님을 따른다고 해서 세상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 영적 실패자임을 인정하고 항상 비참해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Why Following Jesus Does Not Mean You Have to Change the World, Be an Expert in Everything, Acept Spiritual Failure and Feel Miserable Pretty Much All the Time”). 드영은 기독교인으로서 자주 빠질 수 있는 오해를 발견하게하고 그것을 성경의 가르침으로 균형감 있게 회복시켜 주는 데 뛰어나다. <불가능한 기독교>는 신자가 기독교가 요구하는 삶의 수준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한계를 만날 때, 어차피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없어서 자포자기하고 싶을 때, 그런 생각 자체가 기독교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불가능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도 충분히 그리스도께서 기뻐하시는 제자가 될 수 있다고 독자를 위로한다.
서론에서 저자 드영은 “기독교는 원래 불가능하게 느껴져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살든지 죽든지 주를 위하여,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요구는 적당함을 용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달려갈 길을 다 마칠 때까지 자기 몸을 쳐서 복종시킨 바울의 삶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누구도 그 수준의 삶을 살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 뻔하다. 물론 구원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서, 신앙의 경주 그 출발부터 마침까지 모두 하나님의 은혜가 주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드영이 서론에서 자기 달리기 실력으로 예를 든 것처럼, 모든 신자가 신앙의 경주에서 좋은 기록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바울처럼 기록이 좋은 신앙의 선수와 비교하자면 대부분 신자의 기록은 경주에서 탈락할 수준이고, 그런 면에서 기독교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바로 그런면에서 드영은 이 책의 필요성을 봤다. “기독교는 불가능한 것이 될 필요가 없다”고 선언하기를 원했던 것이다(21p).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경기를 완주하면 되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드영은 이 책을 오해하지 않도록 1장부터 일곱 가지 오류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1) 우리는 천국에 들어갈 만큼 선해질 수 있다, 2) 그리스도인들은 완전해질 수 있다, 3) 죄는 대수로운 것이 아니다, 4) 그리스도인이 되면 고난이 없어진다, 5)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 6) 예수님을 따르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7) 하나님은 위험을 감수하라고 우리를 부르시지 않을 것이다. 각각의 오류는 그리스도인이 기독교를 불가능하게 보는 핑계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령 우리가 천국에 들어갈 만큼 선해질 수 있다는 것이 오류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선을 행하기 위하여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생겼다고 오해할 수 있다. 드영은 그래서 곧이어 각각의 오해를 복음으로 보완한다. 구원은 전적인 은혜로 칭의뿐만 아니라 성화에까지 이르고, 완전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백성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전히 하나님께 죄는 더럽고 부정한 것이며 관계를 망치는 악이다. 그러나 복음은 자백과 죄 용서함을 약속하여 우리로 새로워진 마음으로 주를 섬기게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분명 힘들지만 주가 약속하신 것처럼 그분의 멍에는 가볍고 쉽다. 그분이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죄를 짓고 넘어지지만 계속해서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 힘을 얻고 일어나 의로운 순종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비용이 들지만 더 큰 보상을 얻는 일이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하시지만, 능히 감당하게 하신다.
이어서 드영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새로운 마음과 영을 가지고 힘 있게 살아가는 것은 결코 교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며, 행위를 강조하는 자신의 의도를 불합리하게 비판한 자들에게 성경의 건전한 가르침을 변호한다. 그리고 그다음 장에서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항상 부족하다고 여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울처럼, 예수님처럼 부르지 않으셨다고 말한다. 우리 각자의 부르심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말씀과 기도를 대하는 방식과 전도에 힘쓰는 일에 있어서,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정 중에는 불필요한 감정도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돈의 많고 적음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것과 별개로 하나님께 부요한 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웃을 물질로 돕는 것은 기독교가 베풀어야 할 사랑의 구체적인 방식이지만, 드영은 세상의 매스컴에서 죄책감을 자극하는 수많은 필요들에 모두 반응할 수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쓸데없는 죄책감은 버려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모든 일에 모두 다 참여하고 도울 수는 없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드영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는가보다 어떤 성품의 사람으로 빚어지는가를 생각하며 살라고 권한다. 매일의 삶을 점수로 매기는 삶은 지치게 만든다. 매일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품과 인격을 갖추는 훈련을 하면, 우리도 믿음의 선배들처럼 ‘믿음으로 아무개는’이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적으로 세상은 악해져가지만, 하나님 은혜로 점차 개선되는 것도 분명 있다. 무조건 세상을 더 나쁜 곳으로 여기고 그리스도인이 살기 더욱더 힘들어진 땅으로 여기지 말고, 하나님이 평온하고 단정하게 살도록 베푸신 여러 가지 은혜에 감사하며 매일을 그분의 축복을 구하며 살아가자.
드영은 <불가능한 기독교>를 통하여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한다. 독자는 그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고 불필요한 죄책감과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더욱더 기독교가 요구하는 착하고 충성된 그리스도의 종의 삶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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