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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늘날 그리스도의 제자가 다시 들어야 할 산상수훈
산상수훈 재조명/도지원/아가페출판사/조정의 편집인
2000년도에 예수비전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도지원 목사는 2012년부터 전국 목회자를 대상으로 ‘교리와 부흥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데, 조나단 에드워즈, 마틴 로이드 존스 등 청교도 개혁파로 분류할 수 있는 주요한 인물을 다뤄 왔으며, 가장 최근에는(2024년) 존 맥아더 목사의 설교와 목양에 관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콘퍼런스가 다루는 주요 주제와 인물만 봐도 도지원 목사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충분히 알 만하지만, 보통 어떤 교회가 추구하는 신학과 실천의 중심이 무엇인지 살펴보려면 담임목사의 설교나 저서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도목사가 쓴 <산상수훈 재조명: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제목 그대로 마태복음 5-7장에 기록된 산상수훈을 강해설교한 설교문이다(총 60편, 600페이지).
이 책에 추천의 글을 남긴 몇몇 사람의 표현에 따르면 도지원 목사는 “문맥적 의미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특정 표현의 의미를 드러내는 데 있어 사전적인 의미 혹은 단편적 의미에 만족하지 않고, 원저자가 마태복음 전체에서 어떻게 그 의미를 사용했는지…그리고 해석의 지평을 마태복음에만 한정하지 않고 성경 전체로 확대해 다른 본문과 유기적으로 연관 지음으로써 상호 텍스트성의 의미를 풍성하게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 묻어나는 신학에 관한 평가로는 “청교도적 개혁주의의 향기가 깊이 배어 있으면서도 최근의 산상수훈 연구도 꿰뚫고 있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복음의 핵심을 개혁주의 신학 전통에 근거하여 심도 있게 해설하고 있으며,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하고자 했던 칼빈과 청교도의 성경 해석 전통에도 충힐하다” 등이 있다.
케빈 드영은 최근까지 이루어진 산상수훈 연구 결과 이 특정 본문을 해석하는 방법이 서른 가지가 넘는다고 했는데, 도목사는 도지원 목사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산상수훈의 대상이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었음을 바르게 지적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물론, 산상수훈을 지키는 것으로 구원을 취득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키지도 못할 법을 잔뜩 쏟아붓고 ‘다만 너희로서 할 수 있는 건 회개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아니다. 예수님이 여러 번 반복하여 부르신 “내 아버지 하나님”과 “너희”(예수님의 제자들), 그 둘의 관계가 친밀하고도 화목하게 영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덕분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오직 은혜로, 오직 그리스도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구원을 얻었다. 그것이 오직 성경의 가르침이다. 그러면 산상수훈을 순종할 것을 요구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열매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할 것과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차별되는 의로운 삶을 살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것이 값없이 의롭다함을 얻은 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분의 제자들의 마땅한 삶이기 때문이다. 순종은 구원을 얻기 위한 조건으로 요구되는 일이 아니라 조건 없이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또한 기쁨으로 드리는 예물이다. 뿌리가 아니라 열매이고, 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값없이 얻은 선물에 감사함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순종을 간과한다. 단순히 게으르고 나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참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산 자, 그러니까 그분과 연합한 제자들은 이제 살든지 죽든지 주를 위하여 한다. 모든 것을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는다.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관하여 예수님은 우리의 위대한 대제사장이자 선지자로서, 살아계신 말씀이자 그 말씀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으로써 우리에게 본문을 통하여 가르쳐주고 계신다.
앞서 여러 추천인들이 칭찬한 것처럼 도지원 목사는 본문을 철저하게 문법적-역사적 성경해석 방법에 따라 해설한다. 특별한 신학 사조나 유행하는 사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말씀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밝히 드러내기 위해 수고한다. 성경 본문을 굉장히 많이 인용하는데, 이는 본문에서 어떤 단어의 의미를 예리하고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는 마태복음 내, 멀리는 성경 전체에서 그 용례를 파악하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이다. 총 60편의 설교는 각각 동떨어져 있지 않고, 산상수훈이라는 커다란 문맥 안에서 계속해서 조명된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헤와 신자의 순종의 관계는 철저하게 성경 전체의 가르침(이를 개혁주의 신학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아래 균형을 잡고 있다. 도목사의 설교문엔 적용이 아주 구체적으로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독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제자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세상과 분명히 다른 삶을 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복 있는 삶을 원한다. 세상과 다른 삶을 꿈꾼다.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 몸을 통하여 존귀하게 되시는 것을 가슴 깊이 원한다. 먼저 그분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구하고, 이 땅에서의 물적, 육적 필요를 주께서 신실하게 공급하실 것을 믿는다. 바로 그런 바람과 원함을 구체적으로 삶에 드러내기 위하여 독자에겐 산상수훈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그동안 산상수훈을 다룬 훌륭한 양서가 많이 있지만, 도지원 목사의 이 책 또한 모든 독자에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하나님 영광을 위하여 신실하게 살아가게 할 힘과 지헤와 은혜를 더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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