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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 살 경건한 습관, 여든까지 간다

2022년에 출간된 책 중에 가장 실제적으로 많은 유익을 얻은 책이 있다면 <크리스천 일상 정리법: 믿음과 삶을 일치시킬 매일 매주의 실천>을 꼽을 수 있다(생명의말씀사, 2022). 이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단순히 습관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배하는 복음의 원칙을 확실하게 심어주는 귀한 자원이었다. 2022년에 청장년을 대상으로 위드바이블 캠프를 열어 복음이 우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도록 이끄는지에 관하여 특강할 때, 이 책은 아주 유용하고 도전이 되는 자료가 되었고 많은 캠프 참석자들이 이 책에 관하여 묻기도 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저스틴 휘트멀 얼리였는데, 개혁된실천사에서 이번에 출간한 책, <가정의 습관으로 양육하라>의 저자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번엔 “저스틴 휘트멜 이어리”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괜찮다. 책에서도 많은 이들이 자기 이름을 헛갈린다고 스스로 밝혔다). 두 권의 책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바로 반복되는 실천, 즉 습관이다. 저자는 습관이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가르친다.
이전의 책이 개인의 삶에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을 다뤘다면, 이번에 나온 책은 가정의 일상에 경건한 습관을 세우는 것을 다룬다. 그래서 부제도 “가정의 일상 속에 경건한 리듬 세우기”라고 한 것이다. 원서의 부제는 “Practicing the Story of God in Everyday Family Rhythms”인데, 저자가 의도한 경건한 리듬은 하나님의 이야기 곧 복음 이야기가 가정의 일상에서 훈련되고 반복적으로 가르쳐지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겠다. 러셀 무어나 맷 챈들러와 같은 유명인들이 추천한 이 책은 자녀 양육 분야 아마존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저자는 강연가이자 변호사로서 목회자의 독특한 삶 속에 자녀 양육을 말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의 삶과 강연가라는 사역을 감당하면서 가정을 어떻게 경건하게 이끌어갈 것인지를 고민한다. 많은 이들이 이어리의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이 습관을 미리 들였더라면 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지금 꼭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책을 만났다며 추천하기도 했다.
저자 이어리는 습관이 하나의 예전이라고 말한다.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우리가 실천해야 할 “복음적인 예전”이라고 말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좋은 습관 즉 복음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하고 실천하게 하는 습관을 들여 가족이 함께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것으로 일상이 예배가 되게 하고 예배가 일상을 빚어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구성도 독특하게 “기상 시간”으로 시작해서 “취침 시간”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식사 시간”, “징계”, “스크린 타임”, “가정 경건 시간”, “결혼 생활”, “일”, “놀이”, “대화” 등 신앙 양육에 필수적인 요소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저자는 “가속의 습관”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데, “가족”(family)가 아니라 “가속”(household)이라는 말을 선호해서 그렇다. 핵가족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가족 구성원이 함께 경건의 습관을 통하여 자녀를 복음으로 견고하게 양육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다.
각 장은 “부모 형성”이라는 요약된 내용으로 마무리가 된다. 각 장의 핵심 개념이 무엇인지,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도움이 될 만한 제안이나 추가적인 참고 자료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어 부모가 실질적으로 각 장에서 강조한 습관을 적용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매번 반복해서 이런 내용으로 마친다: “우리는 항상 은혜를 상기시켜 줄 것을 필요로 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행위를 고무하지만, 우리의 행위가 하나님의 사랑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가정 습관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변화시키지 않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가정 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83p). 이 반복되는 문구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행위가 아니라 은혜가, 습관이 아니라 사랑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저자가 제시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습관을 훈련할 때 꼭 되뇌어야 할 핵심 가치이다.
저자 이어리의 <가정의 습관으로 양육하라>를 읽고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많은 가정의 부모들과 함께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단에서 복음 중심적인 설교를 힘 있게 전파하고 자녀를 복음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고무시키면서도 정작 일상에서, 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무엇을 어떻게 훈련시켜야 할지 막막한 부모들에게 이어리는 전작에 이어서 굉장히 실용적이면서도 유익한 도구를 제공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의 경건한 습관이 자녀를 여든까지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자라나게 해준다면, 그 복음적 예전으로서의 습관을 지금부터 가족이 함께 훈련하는 것은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어라. 혼자 읽지 말고 가속이 함께 읽어라. 그냥 읽지만 말고 작은 부분부터 실천하면서 읽어라. 그러면 분명히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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