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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다음 세대, 비법은 오직 하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그리스도 언약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리폼드 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케빈 드영은 개혁주의에 충실한 교리와 탁월한 통찰력, 재치 있는 문체 등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독자들에게 많은 기쁨과 유익을 주는 뛰어난 저자이다. 번역된 드영의 책들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문제, 사실 거의 대부분이 겪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지혜를 구하는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부흥과개혁사에서 나온 “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바르게 받아야 하는가”(2011), “미친 듯이 바쁜”(2013)은 일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잘못 분별하는 문제를 바로잡고, 바쁜 일상에 통제를 받는 현대인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었다. “교회의 선교란 무엇인가”에서는 사회정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역을 교회의 필수 소명으로 보는 것의 문제를 해결한다. 가장 최근에 템북에서 나온 “불가능한 기독교”에서는 우리가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는 성화가 실제로는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한다.
이번에 SFC 출판부에서 나온 <다음 세대, 비법은 없다>는 52쪽에 달하는 소책자이다. 이 책에서 드영은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사역에서 거품을 빼고 본질을 다잡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먼저 그는 다음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이런 분위기를 담아야 하며, 이런 모습을 추구해야 한다”는 식의 비법은 없다고 다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12p). 이것이 충격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교회가 다음 세대를 붙잡기 위해 총공세를 벌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통계나 비보는 심심치 않게 울려 경각심을 일으키고, 그래서 젊은이들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춰 교회 분위기, 프로그램, 콘텐츠, 음악 스타일 등 모든 것을 수정하려고 애쓰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겁 없이 말할 수 있을까?
먼저 오해하지 말자. 드영은 다음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쓸데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음악 스타일을 고민하거나 교회의 ‘분위기’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문화를 해석하려는 노력이 최악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문화적 참여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29p). 그러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는 교회가 더욱 전문성을 가져야 할 부분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아마추어 같은 미성숙함을 보인다면 아무리 문화 전문가가 되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교회에 요구하는 전문성은 열정, 사랑, 거룩함, 진리, 그리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다. 젊은이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 것일까? 만일 그들이 교회 안에서 그들에게 걸맞은 문화를 찾지 못해 흥미를 잃은 것이라면, 교회는 절대로 그들을 되찾아올 수 없다. 세상만큼 그들을 매료시키고 완전히 사로잡는 전문적인 문화를 가진 곳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교회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전문성의 부재라면, 우리는 그들을 되찾을 수 있다. 진리에 대한 열정을 보고,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것을 보고, 세상과 분명하게 구별되는 거룩함과 세상의 거짓과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진리, 세상에서 발견하거나 경험할 수 없는 하나님의 영광을 교회 안에서 발견한다면, 그 빛을 기뻐하는 다음 세대는 반드시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은 열정을 불태울 곳을 찾는다. 교회는 그들에게 뜨거운 영성, 단지 감정적이 아니라 진리에 기초한 열심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사랑을 원한다.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놀라운 사랑을 말하고 경험하는 곳이어야 한다. 교회는 소금의 역할 즉 세상의 부패를 막는 거룩한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면 거룩한 빛에 사로잡힌 이들이 모일 것이다. 교회가 세상에 영향을 주려면 깊이가 있어야 한다. 깊고 명철한 하나님의 지혜는 다음 세대를 매료시킨다. 교회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배한다. 영혼 없이 노래만 하거나 지루한 설교를 듣는 곳이 아니라 마음과 뜻과 힘과 영혼을 다하여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말씀 앞에 두려워 떨며 기쁨으로 순종할 때, 다음 세대는 교회 가운데 분명 놀랍고 영화로우신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 한 목사님이 ‘나는 다음 세대와 소통하기 위하여 매주 개그콘서트를 본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신조어를 배우거나 아이들이 하는 게임을 같이하거나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초청하는 등 다음 세대를 이해하고 어떻게든 그들 마음에 접근하려는 많은 노력이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진짜 교회가(혹은 목사나 교사가) 자랑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우리 손엔 다음 세대를 변화시킬 무기가 없다. 우리 안에 그들을 거듭나게 할 능력이 없다. 다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수단을 충성스럽게 사용할 뿐이다. 우리에게 열정과 사랑과 거룩함을 불러일으킬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 그리고 그 말씀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하나님의 영광만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의미와 가치와 능력을 부여한다. “다음 세대,” 다른 “비법은 없다” 오직 하나님이 가르쳐주시고 사용하시는 그 “비법”만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 특별히 교회 학교 교사나 담당 목회자들, 교회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일꾼들 모두가 저자가 말하는 그 전문성을 갖추어 교회다운 교회로 다음 세대를 끌어들이고 성장시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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