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락 서평
누군가의 어머니일지도
〃우리는 누군가의 가난을 보며 사회체제의 불안정함과 미비함을 깨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깨달음은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이 아니라 스스로의 상대적 안정함을 확신하고 불안정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하는 것으로 이어질 따름이다. “결국 자본주의 체제내부에서 빈곤층의 존재란, 끊임없이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소비자’의 삶이 야기하는 혐오스럽고 끔찍한 결과를 상쇄”하는 지도 모른다. 바우먼이 이야기한 ‘빈곤의 쓸모’는 일견 잔혹한 주장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자신에 대해 생각하는데 머물지 말고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담겨 있는 듯도 하다.〃
- 가난의 문법(소준철, 푸른숲)- 중에서
올해 일곱 번째로 읽은 책. 진작 사놓고 밀려버린 책들이 많았는데 이 책도 그러하다. 어쩜 나의 이러한 책읽기보다는 책 사모으기에 대한 탐욕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를 생각하면 죄스럽고 문제가 있음을 느끼곤 한다..
이 책은 노인 빈곤을 다루는 책이다. 북아현동의 폐지를 줍는 여성 노인이란 가상이지만 조사를 통해 이루어진 한 인물을 통해 현 노인빈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더.
몇 년전 자의반타의반 안식년(?)을 보낼 때 종종 다니지 않던 주택가를 서울, 또는 인천의 주택가나 골목을 다니곤 했다. 이후에도 짬되면 걸어갈 때 부러 그런 길을 가곤 했는데 그러다보면 평상시 놓치던 어르신들의 어려움이나 우리가 간혹 놓치곤 하는 어려우신 분들의 삶이 눈에 밟히곤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추상적으로 알고 있는 어르신들의 빈곤과 어려움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가상의 한 인물을 통해 그들이 빈곤에 처하게된 상황-게을러서가 아니라-과 녹녹치 않은 삶의 현실과 어르신들과의 경쟁이 어떠한지를 여러면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자신은 알고 있디고 말하곤 하지만 만일 당신이 도로를 카트나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가는 어르신들을 보며 교통방해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짜증을 불현든 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을 자격은 충분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