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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녀가 확신의 기쁨 누리기를 원하신다
믿음의 확신을 누리는 삶/조엘 비키/김효남/좋은씨앗/조정의 편집인
소위 모태신앙이라고 말하는 기독교인 중에서 자기 구원의 확신을 얻고 누리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구원을 얻기 위해 산다’라고 말한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에 이르는 삶’을 가리키는 말 즉 확신 가운데 구원에 합당한 삶을 성령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이렇게 살다 보면 구원을 얻을 수도 있겠지’라고 막연히 기대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무턱대고 나아가는 삶을 산다. 이제는 소개가 필요 없는 화란 개혁교회 목사이자 퓨리탄 리폼드 신학교 총장 조엘 비키도 믿음의 확신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청교도 신학과 실천을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리는 데 헌신한 그가 이 책 <믿음의 확신을 누리는 삶: 확신의 문제로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를 쓴 이유는 실제로 그가 불확실함을 벗어나 확신 가운데 복음의 은혜와 능력을 온전히 누리는 자가 되었기 때문이고, 또 여전히 불안해하면서 믿음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성도에게 유익을 끼치기 위함이다. 한국의 독자에게 비키는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과 성숙한 신앙인 역시 확신에 대해 배우는 것에 더하여 그 확신을 통해 평강과 기쁨을 더욱 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18p).
<믿음의 확신을 누리는 삶>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각각 믿음의 확신이 중요한 이유,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를 밝힌다. 3장에서는 성경이 확신을 신자에게 요구하고 가르치는지 여부를, 4장에서는 그렇다면 성경이 권장하는 참된 확신과 거짓 확신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다. 5-7장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다룬 ‘확신’의 문항을 청교도인 버지스의 가르침과 함께 해설하는데, 크게 1) 하나님의 약속, 2) 은혜의 증거, 3) 성령의 증언을 통해 신자가 확신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8장에서는 확신을 계발하는 방법을, 9장에서는 확신의 상실과 회복에 관하여 다루고, 10장에서는 신자에게 확신을 주시는 성령님의 역할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 확신에 관한 최종 질문에 답을 찾은 후 12장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다루는 주제마다 영혼을 갈아 넣은 것 같은 열정과 진지함을 보이는 청교도의 문헌을 녹여 책을 풍성하게 만드는 저자 비키의 특성이 이 책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그래서 독자는 신자가 확신을 누리지 못할 수는 있지만(나아가 확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모든 신자가 확신을 누리고 더욱 풍성히 누리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저 ‘이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구원받겠죠’라는 태도로 사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부모가 입양한 자기 자녀가 항상 파양될 것을 생각하며 불안하게 살기를 바라겠는가. 가장 인자하시고 신실하시며 무한한 사랑으로 믿는 자를 자녀로 삼아주신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자녀가 확신 가운데 살기를 진실로 바라신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부분은 비키가 은혜의 증거(6장) 그리고 성령의 증언(7장)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허락하신 은혜의 방편들을 통해 신자의 믿음이 참된 것임을 일반적으로 확신할 수 있게 하신 것이 ‘은혜의 증거’라면, 성령께서 ‘너는 내 아들이다’라고 확실하게 경험하게 하시는 ‘성령 체험’이 ‘성령의 증언’이다. 비키는 이차적 음성이나 신비로운 계시, 표적 등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비키 자신이 한 목사님의 성경적 조언으로 큰 감화를 받고 확신을 얻게 된 사실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확실하게 구분 짓지 않은 은혜의 증거와 성령의 증언을 조금 더 분명하게 구분하게 만든 것 같다. 비키는 말씀의 증명, 삶의 증명 등으로 ‘성령 체험’을 반드시 점검할 것을 요구한다. 매우 엄격한 기준을 고려해 본다면 비키가 말한 ‘성령의 증언’은 ‘은혜의 증거’를 통해 성령께서 특별히 더 강하게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은사주의가 성령 체험을 통해 매번 극단적 확신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을 비키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최근에 비신자와 신자를 가리지 않고 속이는 이단이 계속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도 바울은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이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우리의 합당한 자세를 권하며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고 말했다(딤후 3:14). 확신은 잠시 신자가 가졌다가 놓쳐버리고 살 무언가가 아니다. 계속해서 거해야 할 무언가다. 그러려면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주는 성경을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조엘 비키는 성경과 그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종일 묵상하며 통찰력 있는 글로 다음 세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청교도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확신한 일에 거하라고 소리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그 성경적 부르심에 합당하게 반응하여 독생자를 주심으로 우리를 자녀 삼으신 아버지 하나님 안에서 확신을 누리고 기쁨과 평안 가운데 살아가게 되기를 간절히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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