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추천도서
영적 문맹상태를 위한 예언자적 메시지

이 시대의 ‘예언자적 지성’ 오스 기니스가 예리한 창과 같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속으로 “이크”라고 할지 모른다. 다른 이는 “아!”라는 탄성을 지를지도 모른다.
아무리 둔한 그리스도인일지라도 이 시대가 무언가 잘못되었고 또한 그릇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그의 마음이 이 시대의 무게에 압사당하지 않았다면 이따금 무언지모를 불편함을 감지하지 않았을까.
오스 기니스는 이 작은 책에서 그 불편함의 정체와 원인에 대해 명쾌하게 밝힌다. 그에 의하면 현대의 문화는 그 어느 시대보다 강력하고 침투력이 강하며 가장 압박이 심하다. 자칭 지도자라고 나서는 이들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이 문화의 포로 상태에 있다.
저자는 오늘날도 하나님의 말씀이 결여된 거짓 선지자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유명하고 흥을 돋우며 마음을 달래주고 유행을 따르며 완전히 거짓된 자들”이다(94-95쪽). 교회 안에서조차 ‘오직 성경’은 ‘오직 문화’(Sola Cultura)로 권위 양도가 이루어졌다. 이미 예배와 음악은 청중을 위해 디자인(?)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그리스도인에게 요청되는 최고의 덕목은 무엇인가? 저자는 C. S. 루이스의 용어를 빌려, 그것이 ‘저항적 사고’라고 말한다. 루이스가 말한 ‘저항적 사고’란 복음의 ‘적합성’을 추구하는 것과 ‘현세대와 잘 맞지 않는 기독교 메시지의 요소들에 대한 집요한 인식’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사고방식이다.
현대세계의 세력은 우리의 독립적 사고를 가로막고 순결한 삶을 방해한다.(106쪽)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타인지시의 사회’가 되었다. 즉 우리의 견해와 윤리가 다른 사람들을 의식함으로써 형성된다는 것이다.
세속적인 삶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그 소음과 속도도 그렇다. 능력과 현실성과, 그리고 이익을 절대가치로 여기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은 그의 좌표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우선 몇 가지 처방전을 제시한다.
첫째, 이 시대에 대한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둘째, 큰 이익과 시대의 풍조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셋째, 위협적인 불화 앞에서의 인내가 요청된다.
넷째, 역사와 그 역사 안에서 자신의 나라가 처한 데서 비롯된 감각적인 지혜가 있어야 한다.
끝으로, 초월적 원천으로부터 나오는 메시지에 담겨진 권위적 어조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긋난 세상 가운데 있다. 따라서 ‘부적응’을 낯설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오늘의 사회와 교회에 잘 맞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본회퍼가 말했듯이 제자도의 대가를 치를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면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 전략은 무엇인가?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영적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오스 기니스는 진지하게 세 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유행을 따르지 않는 의식을 개발하라. 유행에 대한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역사적인 인식을 키우라. 윈스턴 처칠은 말하기를 “더 멀리 뒤를 볼수록 더 멀리 앞을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저자는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 인물 전기를 읽으며 역사 인식의 감각을 키운다.
셋째, 영원한 것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라. 그리스도인의 준거점은 진리와 영원성이다. “그것은 영원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저자 오스 기니스는 최고의 기독지성답게 문·사·철을 넘나들며 그의 생각을 펼쳤다. 신국원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니체와 C. S. 루이스를 훨훨 넘나드는 오스 기니스의 통찰에 감탄할 따름이다”라고 했다. 저자의 예언자적 메시지는 한국교회를 위해서 꼭 필요한 ‘쓴 약’이다. 영적 문맹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가 필독해야 할 책 중에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