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추천도서

종교없음의 파도에 맞서기 위해

『종교없음의 파도에 맞서기 위해』
얼마 전 읽었던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을 읽고서 그것이 인상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은 가나안 성도의 현상과 그 이유, 그 속에서 교회론에 대한 문제제기를 두껍지 않은 책에서 위험순위를 넘나들며 건드는 용감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바로 거기까지였다는 것이다. 그저 문제제기에만 그쳤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분량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것인지 저자의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진단만 하고 시한부다라고 통보만 한 듯한 느낌이 좀 들었다. 물론 이런 가나안 성도 현상을 그래도 좀더 체계적으로 다루고 분석했다는 측면만으로도 그 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베가북스에서 나온 ‘종교없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독교문화와 청교도 신앙이 그 저변에 있다고 여겨지는 미국 속에서 무종교자라 할수 있는 이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분석한 책이다. 앞서 언급했듯 미국의 기본 토대가 청교도 신앙과 기독교 문화를 깔고 있어서 그 분석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과 교회의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면이 없지 않아 있음에도 이 책은 유용하다. 기독교가 주류였던 미국처럼, 교회가 큰 부흥을 이루었던 한국에서 왜 갑작스레 십수년간 교회의 침체와 성도의 이탈 현상-특히 가나안 성도와 떠돌이 성도의 급증-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앞부분에서는 이들의 성향과 특색을 통해 어떤 이들이 급속히 무종교화 되어가는지를 짚어준다. 이들의 이탈 원인으로 교회와 종교 지도자들과의 간극을 지적하며 이러한 간극들이 복합적으로 퍼펙트 스톰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며, 그 위기에 대해 무감각한 교회를 지적한다.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교회에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곧 집이 무너질 위기에 있는데도 태평한 모습같다고나 할까?
이 책은 이러한 무종교인들의 급증을 분석하고 이런 이들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우리가 과연 어떻게 그들을 대하고 접근해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또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우리가 회복해야 할 부분과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책은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라면 또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더욱이 한국교회는 무종교를 떠나 반기독교적 태도를 지닌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게다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젊은 층들조차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는 속에서 이 문제는 더더욱 심각하다고 할수 있다.
이런 현상들을 가볍게 여기고 추상적이고 피상적으로 이해하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관계를 악화시키고 교회로부터의 이탈과 반감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이제는 좀더 깨어 있어야 할 시점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또 우리가 알고 있듯 희망은 세상에서 찾을 곳이 없다. 교회가 열쇠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p.s. 이 책은 탁월하지만 chapter 12는 사족 같아보인다. 책의 전체 흐름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아쉬움이 있다. 무종교로 나아가는 이들을 향한 이 책의 유일하고 가장 실제적인 방법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것이 그저 음악과 건물에 대한 시각과 개선 같아 보여서 아쉽다. 물론 그 의도도 알겠고 저자가 제시한 방법도 어느정도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그러한 방안들은 어떤 다른 책에서도 이야기할수 있는 평범해보이고 약간은 구태의연해보인다. 방안을 제시해도 좋겠지만 굳이 이 책에서 다룰 필요까지는 없을 듯하다.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추가적인 책을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깊이있게 다루어야 할 면이 있는 듯 싶다.




